어렵게 개발한 신약, 철수하는 이유는?…"낮은 약값 탓"

송연주 기자 2023. 8. 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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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의 캐시카우인 정부의 보험약가 보상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 R&D 투자 감소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약가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을 통해 신약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관우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재형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국산 신약의 잦은 시장 철수는 낮은 약값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약가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을 통해 신약의 적정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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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신약 잦은 시장 철수는 약값 때문"
"혁신형제약 우대 등 신약가치 보상해야"
[서울=뉴시스] 박관우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재형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했다. 2023.08.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신약 개발의 캐시카우인 정부의 보험약가 보상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 R&D 투자 감소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약가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을 통해 신약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관우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재형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국산 신약의 잦은 시장 철수는 낮은 약값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약가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을 통해 신약의 적정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산 신약은 1999년 1호 '선플라주'(SK케미칼, 위암)가 허가된 이래 작년 36호 신약 '엔블로정'(대웅제약, 당뇨)까지 나와 있다. 이 중 절반 가까이 시장에서 철수 있는데 이 중 상당수는 낮은 약값으로 인한 낮은 시장성에 따른 것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박 변호사는 신약의 비용효과성을 평가해 선별적으로 보험급여 목록에 등재하는 '선별등재제도'가 2006년 도입된 이후 낮은 약가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성평가 및 약가협상으로 인해 신약 등재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만성질환 치료제의 경우 임상시험 결과 대체약제 대비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했더라도 가장 많이 사용된 약제와의 비교가 요구되면서 ICER(비용효과성) 임계값이 극히 낮은 수준에서 적용되는 등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약가 규제는 R&D 투자 감소와 직결된다"며 "낮은 약가로 인해 국내 선등재를 포기하고 해외 선발매를 추진하거나 제품화 전 기술 수출이 늘기도 한다. 또 낮은 약가로 등재되면 외국에서 참조하는 위험으로 인해 추가 연구 및 투자 동력을 유인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약가 인하 중심 제도로 인해 기업들이 빈번한 약가 인하를 경험하면서 신약 개발 동력을 떨어뜨린다"며 "적정 약가를 받아 연구개발에 다시 투자하는 선순화구조가 어려운 환경이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적정 약가 책정, 수익창출,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의 신약에 대한 약가 우대는 국제 통상 문제도 피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이 제조한 의약품에 대해 약가 우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우대를 제공할 수 있는 내용의 조항이 2018년 12월 신설됐으나, 정부가 아직 후속입법을 실시하지 않아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그는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약가 우대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제 통상 이슈의 가장 큰 허들은 국내와 국외를 차별하는 것인데, 혁신형 제약기업 신약에 대한 우대는 그런 이슈가 적을 것이다. 어느 기업이나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될 수 있어서다"고 말했다.

현행 환급계약 제도를 확장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우리나라의 보험약가를 참조한다"며 "좋은 신약들이 국내에서 빠르게 약가 받는 걸 주저하는 이유다. 환급계약 제도 확장을 통해 표시가격과 실제가격을 이원화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R&D 비용 지원, 세제혜택 등을 통한 간접적인 지원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 역시 "국내는 신약 혁신성에 대한 가치 부여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국산 신약이 해외로 넓혀가는 가운데, 우리 노력으로 만든 의약품에 합당한 가치를 제공하는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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