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에서 ‘코리아 잼버리’로…외신 “한국인들 친절”

김문관 기자 2023. 8. 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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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CNA “정말 더웠지만 좋은 시간 보내”
영국 BBC “한국인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친절”
미국 CNN “지역 축구팀, 축구 경기 티켓 4000장 건네”
스웨덴 SVT “조기 종료에 모두 실망”
호주 ABC “챔피언처럼 폭염 견뎠다”

오는 11일까지 진행되는 전북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이하 잼버리)가 폭염에 대한 준비 미흡 및 운영 미숙 등으로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새만금을 떠나 ‘코리아 잼버리’로 거듭나며 다소나마 평가가 나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관련 보고를 받고 “국민 한 분 한 분이 잼버리 홍보대사라고 생각하고 스카우트 대원들을 대해달라”고 했다.

이번 잼버리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행사 시작 전부터 우려가 나왔다. 지난 2일 개영식에서는 83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셜미디어(SNS)와 외신 보도 등으로 현장의 열악한 상황이 알려지고 온열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참가자 부모는 물론이고 해외 참가자 부모들의 항의도 쏟아져 외신들도 비판했다.

이후 현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정부는 태풍이 북상하자 전날 약 4만5000명의 잼버리 참가자들을 새만금 야영지에서 전국 8개 시도로 분산 배치시켰다. 이들은 현재 각 지자체 등이 마련한 현장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기업과 종교계의 도움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8일 오후 전북 부안군 잼버리 공원에서 바라본 잼버리 영지가 텅 비어있다. 잼버리 참가자 3만7000여 명은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라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과 경기 등 각지로 비상대피했다. 예정보다 5일 빠른 퇴영이다. /뉴스1

외신에서도 이런 흐름에 다시 주목하는 분위기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영방송인 CNA는 8일(이하 현지 시각) ‘잼버리 스카우트 대표단, 극한 날씨로 퇴영 시작’ 기사에서 “현장의 스카우트 대원들은 떠나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 인터뷰에서 오스트리아의 스카우트 대원 지도자 니콜라 라우닉은 “정말 더웠지만 좋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이제 끝난다니 슬프다”고 했다.

영국 국영방송 BBC는 한국 잼버리에 참가 중인 영국 스카우트 대원의 어머니 섀년 스와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는 “서울에 있는 딸이 한국인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친절하다고 했다. 낯선 사람들이 다가와 사과하고 서울에 온 것을 환영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다른 학부모 폴 포드는 “딸이 인천의 호텔로 이동했다”며 “시설이 훌륭하다고 만족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아이들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잃어버린 것에 슬퍼하면서도 재난 현장을 떠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대원들은 타국 대원들보다 앞서 새만금에서 이동한 바 있다.

미국 방송 CNN은 ‘탈 많았던 잼버리 장소 옮기기 위한 대이동 시작’이라는 기사에서 “영국 스카우트단 4500명이 서울 호텔로 이동했다”며 “남은 기간 동안 스카우트 프로그램이 계속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나온 한 대원은 “서울시 측은 우리에게 정말 잘해주고 있다. 어젯밤에는 지역 축구팀이 우리에게 4000장의 축구 경기 티켓을 건네기도 했다”고 했다.

지난 8일 오후 전라북도 임실군 관촌면 임실청소년수련원에 도착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에콰도르 대원 120여명이 숙소배정에 앞서 강당에서 웃고 있다. /뉴스1

뉴질랜드 현지 언론 뉴질랜드 헤럴드는 참가 대원의 부모인 개빈 졸리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그는 “딸과 통화했다. 꽤 즐거워하더라”라며 “캠프장 퇴영 전날 밤 아일랜드 대표단과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가고 있었다. 딸이 일찍 떠나게 되어 실망했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은 폭염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 같았다. 딸은 얼음이 제공돼서 좋았다고 했다”며 “네덜란드, 아일랜드, 페루, 브라질, 스웨덴 등 전 세계 사람들과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공영방송 SVT는 자국 스카우트 대원 엘리엇 달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는 “잼버리가 조기 종료되는 것에 모두가 실망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스카우트 대원이 된 이래로 10년 넘게 잼버리를 기다려 왔다”고 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공영방송 ABC는 “미국, 영국 스카우트들이 철수한 새만금 잼버리에서 호주 스카우트들은 ‘챔피언처럼 폭염을 견뎠다’고 보도했다. 호주 스카우트 부단장 로이드 너던은 “대원들이 챔피언처럼 폭염을 견디고 있다”며 “호주 대원들의 온열질환 발생은 적었다”고 인터뷰 했다. 참여 대원의 한 부모는 “내 딸은 2년 넘게 이 순간을 꿈꿔왔다”며 “그곳에 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worked her butt off)”라고 했다.

오스트레일리아 현지 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도 “인생 최고의 시간, 영국과 미국이 철수했지만 호주 스카우트들은 잼버리의 폭염에 동요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스카우트 대원 프레야 헬스트롬은 “매일 수백 명의 놀라운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우리들은 소통할 방법들을 찾고 있다”면서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외신 기사도 여전히 적지 않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일(현지시각) 스카우트 표어인 ‘준비하라(Be Prepared)’를 언급하며, “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는 스카우트 조직 관계자들과 정부를 포함한 행사 주최자들이 그 모토를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잼버리 (대원들의) 대피에 대한 국가적인 당혹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국회의원이 방탄소년단(BTS)에 ‘에스오에스(SOS)’를 발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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