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로 초등생 꾀어 성매매한 성인들…모두 감옥행 피했다

‘게임기 사주겠다’, ‘돈을 주겠다’며 초등학교 여학생 2명을 꾀어 성매매를 제안하고 성관계를 한 성인 남성 6명이 1심 재판에서 단 한명도 감옥에 가지 않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강릉지원 1심 재판부는 기소된 6명 중 1명에게는 벌금 1000만원, 나머지 5명에게는 집행유예를 각각 선고했다.

이 같은 결정 이유로 재판부는 피해자 1명과 합의한 점, 나머지 피해자 1명을 위해 공탁한 점, 피고들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행위를 한 것이 아닌 점을 들었다.

이번 판결에 지역 사회는 발칵 뒤집어 졌다. 사건은 지난해 5월 하순에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들은 초등학교 6학년 재학 중으로 나이는 만12세였다. 이 사건은 피해자 2명 중 1명의 아버지가 딸이 새로운 핸드폰, 고가의 물건을 갖고 다닌 것을 수상하게 여겨 피해자의 핸드폰을 본 후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이 판결에 항의해 강원 지원 앞에서 선거규탄 항의집회를 열었던 강원아동청소년 인권지원센터 오승유 팀장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가해자는 6명으로 모두 강원도 강릉에 거주하고 있었고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면서 “직업은 사범대 대학생부터 회사원, 자영업자, 공무원이었고 나이대는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다”고 밝혔다.

오 팀장은 이어 “트위터를 통해 피해자들을 만난 가해자들은 채팅을 통해 피해자가 12세인 것을 알게 되었음에도 ‘고가의 게임기를 사주겠다’, ‘돈을 주겠다’며 자신들의 주거지나 차량, 강릉 내 모텔로 유인해 피해자를 성착취했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2명의 피해자는 초등학교에 같이 재학 중인 친구로 그중 1명이 트위터 상에 만남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고 그 친구가 먼저 피고인들을 만난 이후에 친구를 소개해 주는 그런 사건이었다”고 덧붙였다.

가해자 6명에게는 미성년자 의제 강간, 미성년자 의제 강제 추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이 적용됐다.

검사는 지난 4월 열린 1심 재판 당시 의제 강간 4회 피고인 1인에게 징역 20년, 의제 강간 1회 피고인 3인에게는 징역 15년, 강제추행 피고인 1인에게 징역 10년, 성매매 피고인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인 6명 중 5명에게는 집행유예, 1명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오 팀장은 “재판부가 ‘피해자 중 한 명과는 합의됐고 다른 피해자에게도 공탁을 했으며 피고들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라는 양형 이유를 댔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현재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로 인해서 정기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 한 학생은 너무 심한 트라우마를 겪어 정신과 입원까지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의 부친 A씨는 “지금까지 1년 넘게 법원에 엄벌을 원하는 엄벌 청원서만 해도 수십 번 낸 것 같다”면서 “피해자가 용서를 안 하는데 왜 판사가 공탁을 걸었다고 해서 용서를 해주는지 이해할 수 가 없다. 나는 그 합의금도 필요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A씨는 이어 “나는 이 사람들하고는 도저히 합의가 안 되고 용서를 못 하겠다”면서 “2심 재판에서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도록 꼭 엄중 처벌을 해 주셨으면 한다”고 간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