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지는 ‘SPC 불매’...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법 등 산 넘어 산

이민아 기자 2023. 8. 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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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트렌드 ‘SPC’ 검색량 증가... 연관 검색어에 ‘SPC 불매 운동’
더불어민주당·정의당, SPC 그룹 정조준

SPC의 양산빵 계열사 샤니에서 끼임 사고로 50대 근로자의 심정지 사고가 발생하면서 SPC그룹에 대한 불매 운동이 다시 불거지는 양상이다. 여기에 더해 정치권도 SPC그룹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SPC그룹 샤니 공장/뉴스1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샤니 성남 제빵공장에서 50대 근로자의 끼임 사고가 발생한 후 SPC 계열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 불매 운동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허영인 SPC 회장이 지난해 10월 “안전 경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구글에서 검색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구글 트렌드’ 결과에 따르면, ‘SPC’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찾은 검색어 4위에 올랐다. SPC라는 검색어에 따라붙는 연관 검색어에는 ‘SPC 불매 운동’이 3위를, 그 외 SPC에서 식재료를 납품받는 기업들이 연관 검색어로 따라붙었다.

반복되는 SPC그룹 계열 공장에서의 사고에 여론이 악화하는 모양새다. 누리꾼들은 SPC그룹에서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의 이름을 정리해 공유하고, 나아가 SPC로부터 식재료를 납품받고 있는 기업들도 불매 대상으로 정하고 공유에 나섰다.

소비자들의 여론 악화에 더해 정치권에서도 SPC그룹의 반복된 사고를 정조준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지난 8일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허영인 회장의 약속은 어디로 갔나. 국민을 기만한 것인가”라며 “당국은 반복되는 SPC 끼임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으라”고 일갈했다.

김가영 정의당 부대변인도 “평택 SPL 소스 교반기에서 발생한 끼임 사고로 20대 여성 노동자가 사망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SPC 계열사에서 똑같은 사건이 발생하냐”며 “이번 사건이 발생한 성남 역시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의 중대재해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또는 공사 금액 50억원 이상인 사업장에서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적용된다.

이번 사고가 났던 제빵공장에선 벌써 세 차례의 사고가 있었다. 이 공장에선 지난 7월에도 50대 근로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지난해 10월에도 기계에 근로자의 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있었다.

SPC그룹 계열사인 SPL에선 지난해 10월 20대 근로자 C씨가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끼임 사고로 숨졌다. 현재 강동석 SPL 대표이사를 포함한 공장 관계자 5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반복적으로 사고가 일어나자 당국은 SPC그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SPL 평택공장 노동자 끼임사고 후속조치로 SPC그룹 18개 계열사를 기획 감독한 결과 86.5%에서 277건의 법 위반이 확인되기도 했다. ‘SPC그룹 전반의 안전불감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반복되는 사고에 SPC가 남양유업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남양유업은 영업사원 갑질, 동종업계에 대한 악성 루머 유포 등으로 소비자들에게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유업계 경영 환경 악화 속에서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이에 ‘남양’이라는 브랜드를 감추고 유통업체에 자체 상표(PB) 상품 등을 납품하는 것으로 운영 방향을 잡았으나, 여기에도 소비자들은 ‘이 제품은 사실은 남양유업 것’이라며 정보를 공유하고 불매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SPC 관계자는 “현재 경찰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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