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자·건설기업 손잡고 `스마트홈` 4.3조로 키운다
글로벌 표준 통한 성장동력 마련
AI케어봇·맞춤형 에너지절감 선도
정부가 스마트홈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한 '지능형 홈'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전자·건설 분야 민간 기업과 손잡고 글로벌 표준 대응과 신시장 창출에 집중,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를 4조3000억원까지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능형 홈(AI앳홈) 구축·확산 방안'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3조7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 국내 스마트홈 시장에 이번 계획으로 6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성장 동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월패드나 AI스피커로 한정된 기기를 제어하는 기존 스마트홈과 달리, 지능형 홈은 가전·조명·출입문 등 가정 내 기기를 단일 글로벌 표준으로 연결하고 AI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능형 홈 관련 글로벌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이 예측되며, 생성형AI의 등장으로 새로운 서비스 등장도 기대되고 있다.
이미 아마존 알렉사(4650만명)나 구글홈(2710만명) 등이 널리 쓰이는 미국에선 지능형 홈 구축 여부가 해당 부동산 가치나 임대료에도 10%가량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아마존·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이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국내는 제한적 기능으로 활용도가 저조할 뿐 아니라 건설·가전·통신기업 등이 서로 다른 규격의 표준을 채택해 호환성 문제가 불거졌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와도 연동이 안 되는 등 시장 성장이 제한했다.
마침 스마트홈 관련 530여개 기업이 참여한 글로벌 표준 '매터(Matter)'가 지난해 10월 마련돼, 1000개 이상 기기가 인증을 받는 등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이번 글로벌 전환기를 활용해 국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 간 협력으로 글로벌 진출까지 도모한다.
먼저, 글로벌 표준 기반 지능형 홈 모델 구현·실증을 위한 선도 프로젝트 'AI앳홈'을 추진한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1단계로 LH, 코맥스, LG전자, 클리오, 초록소프트가 'AI스피어홈' 컨소시엄을 이뤄 매터표준 기반 센서·기기 연동을 통한 노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한다. 또 AIBIS(AI기반통합서비스홈)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 현대HT, 삼성전자, 고퀄이 참여, 가족구성원별 동선에 맞춰 시나리오에 따라 기기가 작동하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이어지는 2단계에선 생성형AI와 로봇을 적용, AI케어봇이나 맞춤형 에너지 절감 등 초거대AI 기반 글로벌 선도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능형 홈의 신속한 확산을 위해 국민이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민간인증(3등급제)를 신설해 브랜드화하고, 지능형 홈 기업 간 협업을 위해 국내 건설·가전·기기제조·AI 기업이 참여하는 '지능형 홈 얼라이언스'를 연내 출범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표준 국제공인시험소를 연내 국내에 마련하기 위해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 측과 협의 중이며, 중소 제조기업의 기술적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지능형 홈 기술지원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공동주택 건설 시 디지털 기능이 함께 구축·제공되는 비포마켓 중심인 국내 시장에 애프터마켓을 활성화, 기축 주택에서도 디지털 기기를 구입해 지능형 홈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이용자 중심 시장 조성을 지원하고 '스마트 인테리어 산업'도 육성할 계획이다.
기술기준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차세대 '와이파이7' 도입도 추진한다. 유선망은 신축건물에 광케이블 구축을 전면화하고 통신국사와 지역허브를 연결하는 간선망이 100% 광전환되도록 투자를 촉진한다. 이밖에도 지능형 홈 신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학습용 데이터 구축을 추진하고, 지능형 홈 보안을 위한 제로트러스트 실증과 보안 SW(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도 병행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글로벌 시장 전환기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표준을 적용한 선도적 지능형 홈 모델·서비스 발굴과 지능형 홈 이용활성화를 위한 애프터마켓 육성 등 신시장 창출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지능형 홈이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우리 삶을 더 편리하게 바꿀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듣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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