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이러 동대구역 갔다”... 30대 남성 살인예비 혐의 구속

지난 7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다닌 혐의(특수협박 등)로 경찰에 체포된 A씨가 9일 오전 대구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동대구역 인근에서 흉기를 소지한 채 배회하다 붙잡힌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대구지법 이상오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대구동부경찰서는 살인예비·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 54분쯤 동대구역 광장에서 가방에 보관했던 흉기 2개 중 1개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당시 근무 중이던 사회복무요원 B씨가 이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고,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A씨를 현장에서 체포해 경찰에 넘겼다.

A씨는 경찰에서 “누군가가 나보고 ‘사람을 죽이라’고 조종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 흉기를 가지고 동대구역에 갔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시 A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고, 마약 간이검사 결과도 음성으로 나왔다. A씨가 들고 갔던 가방에는 흉기 외에도 ‘경찰이 살인하라고 조종함’이라고 적힌 메모지도 1점 발견됐다.

흉기를 들고 동대구역에 나타난 30대 A씨가 지니고 있던 메모. /대구경찰청

경찰은 사건 초기 A씨에게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A씨가 직접 흉기를 준비해 현장에 도착한 뒤, 이를 꺼내는 과정에서 체포된 점 등을 토대로 실제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살인 예비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상세히 조사한 뒤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