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도 안심 못해, 총선 경쟁력이 우선"...與 '공천전쟁' 시동
여당인 국민의힘이 총선을 7개월 앞두고 본격적인 공천 밑작업에 들어갔다. 공천 평가 전 인적 쇄신을 위한 당무감사와 함께 현재 공식인 지역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당협위원장) 자리를 채우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국민의힘은 오는 10월부터 실시할 당무감사의 최우선 기준을 '당선 가능성'에 두고 '조직 운영 상황', '당원 관리' 등에 더해 총선에서의 경쟁력, 인지도, 지역 평판 등을 놓고 집중적인 평가에 나서기로 했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가 사고당협의 위원장 충원을 최소화하기로 한 만큼 이러한 작업을 통해 새로운 인물을 발탁할 수 있는 틈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향후 매주 화요일 정기 회의를 열어 당무감사 세부 일정, 평가 기준 등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준에 대해 세세한 항목들을 의논하는 작업을 몇 번 더 해야 한다"며 "아직은 정할 수 없다. 논의를 몇 번 더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기 당무감사는 2020년 총선 이후 3년 만이다.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사고 당협을 제외한 209개 당협이 대상이다. 원외 인사는 물론, 현역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은 곳도 포함한다.
당 지도부는 기존 감사 기준과는 다른 총선 대비 기준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엔 '조직 운영 상황', '당원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면 이번엔 총선 경쟁력, 인지도, 지역평판, 도덕성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인사는 과감하게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사례에 보면 '연속 낙선한 당협위원장', '당 지지율보다 현저히 낮은 득표·지지율', '지역구 비거주자' 등이 교체 기준에 포함됐다. 당장 당협위원장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더라고 향후 공천 심사 과정에서 인물 교체의 근거 자료로 당무감사 결과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역의원이 7명에 불과한 서울 수도권의 경우 대부분 원외인사인 만큼 교체의 폭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의 경우 강남3구를 비롯한 전통적 강세 지역을 제외하고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과 경쟁하기에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인지도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당의 텃밭이자 현역 의원 다수가 포진해 있는 영남 역시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인물교체 바람'의 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강도 높은 당무감사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배치하기 위한 '빈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 규정(선거일 전 90일)에 따라 총선 출마를 목표로 옷을 벗는 공직자 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새로운 인물을 영입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역의원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당내 분위기다. 현역의원의 경우 의정활동 기준도 당무감사 항목에 포함돼서다. 신 위원장은 이번 당무감사 평가 기준에 대해 "당연히 지역 인물 위주로 갈 것"이라며 "계파 이런 것은 하나도 없고 이 사람을 내보냈을 때 될 것인가, 적합한 인재인가, 가능성이 있는가 (등을 고려할 것)"라고 말했다. 사실상 총선 공천을 위한 사전작업이 시작된 셈이다.
현재 36곳 사고당협 위원장 인선을 위한 면접을 진행 중인 조강특위 역시 인물교체를 위한 공간에 방점을 두고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특위는 8월 말 공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이번 발표에서 '확실하게 경쟁력을 갖춘 인사'만 발표하고, 다른 지역의 경우 추가 공모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총선 전 지역조직의 기강을 잡고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고 현역도 안심할 수 없을 만큼 강도 높게 진행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면서 "사실상 공천 사전평가 성격을 띠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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