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내일 장날인데…무사히 넘어가길" 시장 상인들 하늘 보며 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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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란하죠. 안 잠기고 무사히 넘어가기를 바랄 뿐이에요."
9일 오전 울산 중구 태화종합시장.
태풍 상륙에 하루 앞서 이미 비가 내리기 시작한 이날 태화시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울산시와 중구는 1분에 45t의 빗물을 퍼 올려 태화강으로 흘려보내는 대용량 방사시스템과 대형 펌프 6대 등을 동원해 태화시장 침수에 대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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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태풍 '차바' 때 300여개 점포 침수,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상습 침수지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심란하죠. 안 잠기고 무사히 넘어가기를 바랄 뿐이에요."
9일 오전 울산 중구 태화종합시장.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에 시장 상인들 얼굴에는 수심이 깊다.
태화강과 가깝고 지대도 낮은 태화시장은 울산의 대표적인 상습 침수지역이다.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에는 시장 일대 300여 개 상점이 모두 물에 잠기고 사망자까지 나왔다.
태풍 상륙에 하루 앞서 이미 비가 내리기 시작한 이날 태화시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시장 상인들은 모여 앉아 떨어지는 빗물을 바라보거나, 파는 물건이 비를 맞지 않도록 분주히 비닐을 덮었다.
예고된 태풍 탓인지 일찌감치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았고, 몇몇 상점 앞에는 미리 준비해둔 모래주머니와 물막이판도 눈에 띄었다.
태화시장에서 10년째 떡집을 운영해 온 조주란(56) 씨는 "내일이 장날인데 장사는 안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가게도 가게지만 괜히 물 차서 나가지도 못하고 갇혀버리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
조씨는 "입구에 물막이판을 치고, 물이 잘 빠지도록 하수구 근처에 놔둔 물건도 다 치우고 나서 집에 들어갈 것"이라며 "집에 있어도 계속 가게 생각이 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조씨는 차바 때 물이 차서 가게에 갇혔다가 뒷문을 통해 겨우 탈출했다.
근처에서 30년째 반찬가게를 운영 중인 김득순(69) 씨도 "차바 때 물이 가게 전체에 들이쳤는데 냉장고 위에 올라가서 살았다"며 "사람 목숨이 제일 중요하다. 오늘 오후가 되면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게를 살피며 "태풍만 왔다 하면 집기가 다 떠내려가는데 이번에도 다 새로 사야 하는 거 아닌지 걱정스럽다"라며 "솥에 물도 꽉 채워서 안 떠내려가도록 하고, 가게 안에 있는 물건들도 전부 꽉 묶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가게 맞은편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정효순(70) 씨는 "모래주머니를 준비해놨는데 저걸로 될지 모르겠다"며 "물막이판을 해준다던데 효과가 좀 있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라고 했다.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10일 오전 강도 '강'의 위력으로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와 중구는 1분에 45t의 빗물을 퍼 올려 태화강으로 흘려보내는 대용량 방사시스템과 대형 펌프 6대 등을 동원해 태화시장 침수에 대비하기로 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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