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마침표 위해 상암 잔디에 깔리는 무대…문체부는 ‘감동적 피날레’ 확신
경기장 잔디에 깔린 대형 무대…일부에서는 잔디 훼손 우려도
운영 미숙 등을 둘러싼 논란과 비판 속에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전북 부안이 아닌 서울에서 마침표를 찍게 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메인 행사 개최 장소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마지막 준비로 9일 분주하다.
이날 오후 2시쯤 세계일보가 찾은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각종 통신 장비와 무대 설치 등으로 경기장 잔디 위를 바삐 오가는 관계자 수십명이 눈에 띄었다. 공연을 보러 올 인파에 대비하듯 경기장 내 편의점 등은 일찌감치 물 등을 준비하느라 바빴고, 한 방송사 중계차는 벌써부터 경기장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
앞서 트위터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경기장 내 무대 설치 모습 등이 공개됐으며, 이날 현장에서는 철골 구조를 세우는 등 무대 골격을 거의 갖춰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기만 하면 될 것으로 보였다.
폭염으로 개영식 당일부터 온열질환자 수십명이 속출하고 부실한 야영환경 등으로 비판 여론 중심에 섰던 잼버리는 대규모 인력을 파견했던 미국과 영국 등의 대표단 철수 등으로 삐걱거리더니, 성범죄 피해 주장으로 전북연맹 스카우트 측이 퇴영한 데 이어 태풍 북상으로 전 대원의 조기 철수가 확정되면서 일부에서 ‘반쪽 행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서울 등 각 지역으로 흩어진 각국 대표단은 지자체의 지원 속에 다양한 문화 체험으로 예정된 출국날(12일)까지 여러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나, 일부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한국행을 위해 수백만원을 모으는 등 기대가 컸던 탓에 적잖은 실망을 표하는 일도 더러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애초 6일로 예정됐던 메인 행사인 K-POP 콘서트가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의 개최로 변경되면서 전북현대 구단 팬들과 전주에서의 경기가 예정됐던 인천 지역 축구팬 등의 거센 반발을 샀는데, 태풍 북상으로 이마저도 콘서트 장소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되면서 때아닌 FC서울 팬들에게까지도 불똥이 튀는 씁쓸한 광경을 낳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최근 방한했던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구단의 호평을 받은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잔디’를 갖추고 있는데,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고 무대까지 놓이는 콘서트로 적잖은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오락가락 파행으로 뿔난 축구팬들의 불만을 정치권이 비판했다가 도리어 역풍을 얻어맞는 일도 벌어졌다.
전북 남원 등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축구장은 콘서트장이 아니다’라고 날 세웠던 전북현대 팬들을 비판했다가 거센 비난을 얻어맞고, 지난 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너그럽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 역시 팬들과 제 생각에는 괴리가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처럼 전개되다 보니 K-POP 콘서트가 잼버리 비판 여론을 잠재울 계기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각국 대표단에게 한국 방문의 추억을 안겨줘야 한다는 건데, 애초 잼버리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이 같은 행사가 위안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POP 콘서트가 잼버리의 마지막을 감동적으로 장식할 거라 보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의 콘서트 장소 재변경은 태풍 ‘카눈’의 한반도 통과 예보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힌 문체부 보도자료에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K-컬처의 매력과 진수를 경험하고 하나가 되면서 피날레를 감동적으로 장식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박보균 장관 말도 담겼다.
서울월드컵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관리공단 측은 일부에서의 경기장 잔디 훼손 우려에 공연이 끝난 후 긴급 복구에 들어갈 태세를 갖추고, 최악의 경우에는 잔디를 교체하는 것까지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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