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테마에도 주가 내린 다원시스… 공매도가 ‘주가 널뛰기’ 막았다
국내 증시를 연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초전도체 테마’에 올라타고도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돼 주가가 하락한 코스닥 상장사가 있다. 특수전원장치와 전자유도가열장치 등을 생산하는 다원시스다. 다원시스는 핵융합 사업을 영위해 초전도체 관련주로 언급됐는데, 이달에만 두 차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주가가 하락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공매도가 과도한 ‘주가 널뛰기’를 방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원시스는 최근 급등락을 반복한 초전도체 관련주로 꼽히면서 주목받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초전도체가 등장하면 핵융합 분야가 성장하면서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다원시스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다원시스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다원시스 주가는 지난 2일 13.8% 올랐지만 3일에는 9% 내렸고 4일에도 5% 하락했다. 초전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한 8일에도 4% 넘게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초전도체 관련주로 주목받기 전보다 주가는 내려갔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꼽힌 덕성과 서남이 최근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고, 이달 들어서만 90%, 77%씩 오른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덕성과 서남은 8일 나란히 가격 제한폭까지 내렸지만,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이기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주가는 두 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다원시스 주가의 발목을 잡은 것은 늘어난 공매도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8월 1~7일) 5거래일 동안 7차례 공매도 과열 종목이 지정됐는데, 이 가운데 다원시스는 2회씩 지정됐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과도하게 널뛰는 것을 막기 위해 공매도가 급증한 종목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다음 거래일에 공매도를 금지한다. 당일 거래에서 공매도 비중이 20% 이상(코스닥‧코넥스 시장은 15% 이상)이고 공매도 비중이 급증(직전 40거래일 평균 대비 2배 이상)하는 동시에 주가가 전날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 등 세 가지 요건에 부합하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다.
초전도체 테마주 중 유독 다원시스에만 공매도 물량이 많이 쌓인 이유는 테마주로 꼽힌 종목 중 다원시스가 그나마 덩치가 컸기 때문이다. 다원시스의 시가총액은 9일 현재 4760억원 수준으로, 코스닥150 종목에 편입돼 있다. 현행 규정상 공매도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대해서 허용된다.
반면 초전도체주 주가가 큰 폭 오른 상태에서도 덕성과 서남의 시가총액은 각각 2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들의 주가가 단기간 급등해도 하락에 베팅할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테마에 엮이기만 해도 주가가 급등하는 다른 종목과 달리 공매도 잔고가 쌓이는 와중에 주가가 하락하자 다원시스 주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주주는 “다원시스가 초전도체 관련주라더니 오를 때는 조금 오르다가 말고, 하락할 때는 다른 기업들보다 더 빠진다”며 “오를 땐 초전도체 관련주가 아니고, 내릴 때만 초전도체 관련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매도 덕분에 주가가 크게 널뛰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면했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나온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꼽힌 종목들은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만큼 낙폭도 크다. 증권 전문가들은 초전도체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관련주로 꼽힌 업체들 대부분 실제 관련 실적이 발생한 상태도 아니기 때문에 관련 테마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원시스 역시 핵융합 사업 부문을 갖고 있다고 해서 초전도체 관련주로 꼽혔지만, 주가가 급등할 만큼 사업 가치가 큰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다원시스는 핵융합전원장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이 사업 분야 매출액 비중은 전체 1% 정도다.
다원시스 관계자는 “핵융합 사업 때문에 초전도체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다고 말하기는 애매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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