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혹은 아래’, 타선에 달린 SSG의 남은 시즌 향방
지난달 21일 프로야구 후반기가 시작할 때만 해도 SSG의 시선은 선두 LG를 향했다. 당시 두 팀의 격차는 2.5경기에 불과했고, 후반기 초반 SSG는 이 간격을 0.5경기까지 좁혔다. 그러나 추격의 동력은 오래 유지되지 않았다. 거꾸로 SSG는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팀들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SSG는 8일 현재 52승1무40패(0.565)의 성적으로, 리그 1위 LG(57승2무35패·0.620)에 5경기 뒤진 2위에 올라있다. 현재 맹렬한 기세로 승리를 쌓고 있는 NC와 KT가 각각 3경기 차로 SSG를 추격하는 흐름이다.
SSG는 후반기 14경기에서 6승8패(0.429)로, 5할이 채 되지 않는 승률을 기록했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힘을 잃은 타선이다. SSG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83개)을 터트린 팀이다. 이 부문 2위 두산(64개)과도 19개 차이가 난다. 장타율(0.390) 또한 LG와 공동 선두로, 폭발력만큼은 어느 구단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SSG 타선의 타격감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이 기간 SSG의 팀 타율은 0.247(7위), 득점권 타율은 0.240(8위)에 그쳤다. 팀이 가진 장타의 위력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내림세로 돌아선 타선과 함께 SSG는 8월 들어 치른 7경기에서 영봉패를 무려 4번이나 당했다. 지난 1일 수원 KT전에서 상대 선발 고영표의 8이닝 무실점 호투에 가로막혀 0-8로 진 SSG는 이튿날에도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당해 0-1로 패배했다. SSG 타선은 당일 컨디션이 좋았던 선발 투수를 빨리 끌어내리거나, 바뀐 투수를 상대로도 점수를 뽑지 못하는 등 무기력했다.
SSG는 최근 2경기에서도 내리 득점을 하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특히, 0-1로 경기를 내준 지난 6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선발 애런 윌커슨(7이닝), 구승민(1이닝), 김원중(1이닝)을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며 KBO리그 역대 3번째 팀 ‘노히트노런’ 기록의 제물이 됐다. SSG는 8일 인천 NC전에서도 에릭 페디를 포함한 NC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해 0-2로 졌다.
야수들의 타격감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고민이 깊은 SSG에 악재가 겹쳤다. 리그 타율 2위(0.332)인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에레디아의 복귀까지는 4주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타선의 중심이 빠진 가운데 바닥으로 떨어진 팀 전체의 타격감을 빨리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
위기 속에 위안거리도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톱타자 추신수가 반등에 성공하며 SSG 타선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그는 후반기 14경기에서 타율 0.327, OPS(출루율+장타율) 0.879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전반기까지 불안함을 노출하던 선발진이 제 컨디션을 찾아 후반기 리그 2위에 해당하는 평균자책(3.28)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쫓기는 2위 SSG에 남은 51경기의 향방은 타선의 부활에 달렸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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