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대통령 집무실인가요" 청남대 찾은 영국대원들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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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청주 상당구 문의면의 옛 대통령 전용 별장 청남대를 방문한 영국 잼버리 대원 맥도날드 로리(14)군은 본관 대통령 침실을 둘러본 뒤 과장된 손짓을 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영국 스카우트 인솔자 안젤라(24)는 "영국에선 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을 해서 기쁘다"면서 "이곳은 너무 평화롭고 대원들도 다 만족해하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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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가구들이 오래된 것 같긴 하지만 고급스러워 보이고, 영국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흥미로워요"
9일 청주 상당구 문의면의 옛 대통령 전용 별장 청남대를 방문한 영국 잼버리 대원 맥도날드 로리(14)군은 본관 대통령 침실을 둘러본 뒤 과장된 손짓을 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폭염 때문에 새만금 야영장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대표단 4천400여명 가운데 179명은 이날 수도권을 떠나 이곳을 찾았다. 청남대관리사무소는 안내사와 통역사를 6명씩 투입해 대원들의 청남대 관광을 도왔다.
그간의 여정에 지칠 법도 했지만,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의 얼굴은 생기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이들은 삼삼오오 수다를 떨며 주차장 바로 앞에 위치한 별관 전시장으로 향했다.
별관은 과거 청남대를 지키던 군인들이 착용했던 군복과 방탄모, 총기 등이 전시된 공간이다.
몇몇은 신기하다는 듯 전시장 유리창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어 보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벤 두버(16)군은 "영국에선 이런 군용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이곳에서 이런 걸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사진을 찍어 부모님에게 보내주려고 한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역대 대통령들의 휴가 당시 생활공간이었던 본관에서는 더욱 들뜬 모습이었다.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꼼꼼히 살펴보거나 대통령 침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또 고급스러운 의자와 탁자가 놓인 거실 공간에 들어서면서는 나지막이 "쿨(멋있다)"이라고 탄성을 내뱉었다.
대원들은 긴 청남대 산책로를 걸으며 연신 부채질하기도 했지만, 취재진을 향해 함성을 지르거나 손가락 하트를 날리기도 하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대원들은 본관 인근 메타세콰이어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높이 뻗은 나무들 아래 놓인 벤치에 앉아 양어장의 음악분수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거나 휴대전화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니엘 켈소우(17)군은 "한국은 영국에 비해 너무 덥고 습해 조금 지치긴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곳은 너무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만족한다"고 했다.
찰리 비머스(17)양은 "영국의 산에는 풀이 많은데 한국에는 나무가 많은 점이 흥미롭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통령기념관을 찾은 대원들은 대통령 집무 책상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거나 청와대 로고가 박힌 연설대 앞에서 과장된 몸짓으로 연설 시늉을 했다.
몇몇은 전시된 의전 차량의 기어를 조작해보거나 조심스레 핸들에 손을 얹어보기도 했다.
이후 대원들은 다른 층으로 이동해 대통령들의 모습이 담긴 그림들을 감상했다.
취재진에게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 뒤 서툰 발음으로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는 대원도 있었다.
영국 스카우트 인솔자 안젤라(24)는 "영국에선 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을 해서 기쁘다"면서 "이곳은 너무 평화롭고 대원들도 다 만족해하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들은 이후 보은 속리산 법주사를 방문한 뒤 다시 청주로 돌아와 문화제조창에서 국악 공연 등을 관람할 예정이다.
chase_are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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