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윤형준 ‘라라라(조개껍질 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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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맞아 많은 사람이 산과 바다에서 캠핑한다.
1970년대에는 여름 휴가철 젊은이들이 계곡이나 바닷가에서 캠핑하며 동그랗게 둘러앉아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때 기타 입문 곡으로 많이 부르는 노래 가운데의 하나가 '조개껍질 묶어'였다.
이럴 때일수록 여름 휴가철 차가운 바다나 계곡물을 접하면서 수상화강을 통해 화와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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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맞아 많은 사람이 산과 바다에서 캠핑한다. 1970년대에는 여름 휴가철 젊은이들이 계곡이나 바닷가에서 캠핑하며 동그랗게 둘러앉아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때 부른 노래를 캠프 송이라고 한다.
한국 가요 100년사에서 하나의 캠프 송을 골라야 한다면 단연코 윤형주가 부른 ‘조개껍질 묶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 곡의 본 제목은 ‘라라라’인데 도입부 가사인 “조개껍질 묶어”로 제목을 잘못 알려져 있기도 하다. 지금은 원제목보다 ‘조개껍질 묶어’가 더 잘 어울린다. 실제로 ‘조개껍질 묶어’로 표시한 윤형주의 음반도 있다.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물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저 멀리 달그림자 시원한 파도 소리 여름밤은 깊어만 가고 잠은 오질 않네
아침이 늦어져서 모두들 배고파도 함께 웃어가며 식사를 기다리네
반찬은 한두 가지 집 생각 나지마는 시큼한 김치만 있어 주어도 내게는 진수성찬
노래는 윤형주가 고교 시절 충남 보령에 있는 대천해수욕장에 놀러 가서 여대생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2절에는 아침밥을 지어 먹을 때 반찬은 몇 개 없지만 “시큼한 김치만 있어 주어도 내겐 진수성찬”이라는 문구에서 가난하지만 낭만적인 당시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아마 1980년대까지 대한민국 젊은이라면 기타는 한 번쯤 쳐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때 기타 입문 곡으로 많이 부르는 노래 가운데의 하나가 ‘조개껍질 묶어’였다. 가수 윤형주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몇 개 떠올린다면 그가 몸담은 그룹 ‘트윈폴리오’와 이 곡이라고 할 정도로 시대를 풍미했다고 할 수 있다. 노래 위상에 맞춰 2005년 보령시는 대천해수욕장에 노래비를 건립했다. 노래비 음각엔 특별함이 있는데, 바로 윤형주의 육필을 새겨넣은 것.
이 노래가 원제 ‘라라라’로 수록된 최초의 음반은 1971년 디스크자키(DJ)였던 이종환이 기획한 것으로 윤형주의 또 다른 히트곡 ‘비와 나’도 함께 수록돼 있다. 또한 슈가보이 김세환의 솔로 데뷔 음반이기도 했다.
음양오행을 기초로 하는 한의학에서는 수상화강(水昇火降)이라고 해, 차가운 물을 끌어 올리고 뜨거운 화는 밑으로 내리는 것을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요즘 벌어지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폭력 범죄를 보면 머리끝까지 오르는 화를 다스리지 못해 벌어지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여름 휴가철 차가운 바다나 계곡물을 접하면서 수상화강을 통해 화와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
글 박성건(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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