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분당 흉기난동 최원종, 피해망상 빠져 범행...신림동 모방은 아냐”
자난 3일 발생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은 자신을 감시하는 스토커 집단이 있다는 망상에 빠져 사건을 저질렀다는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왔다. 또 이보다 앞서 발생한 서울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모상묘 분당경찰서장)은 9일 오후 2시 분당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최원종을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10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9분쯤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AK플라자 앞 보도에서 차량을 돌진해 보행자들을 치고, 다시 흉기를 들고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향해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범행으로 시민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경찰은 현장에서 검거한 최원종에 대한 조사와 함께 현장 방범카메라 분석, 휴대전화 2대와 PC 포렌식 분석, 프로파일러 면담, 진료기록 분석, 주변인 조사를 통해 범행 동기와 과정을 수사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최원종이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의 범인 조선(33)의 영향을 받았는지 등에 관해 조사했으나 모방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원종은 신림역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1일 이전에 이미 ‘사시미칼’, ‘가스총’, ‘방검복’, ‘칼 들고 다니면 불법’ 등의 키워드를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최원종이 이후 치료를 받지 않다가 망상에 빠져 범행한 것으로 봤다. 최원종은 “나를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리려고 범행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원종은 서현역을 범행 장소로 결정한 까닭은 자신이 사는 곳 근처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스토킹 집단이 다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며, 피해자 가운데 스토킹범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스토킹 조직에 대해서는 “너무 커서 특정하기 어렵고 나도 정확이 어떤 집단인지 모른다”고 진술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스토킹은 물론 ‘방사선’. ‘전파무기’ 등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는 키워드도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 온라인 사이트 게시판을 특정 조직이 모두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범행 전날인 2일 오후 ‘서현역에 디저트 먹으러 가는 중’이라고 글을 올린 것은 “스토커를 유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최원종이 사건 사흘 전인 지난달 31일 범행을 결심하고, 이튿날인 지난 1일 혼자 살던 집에서 나와 본가에 합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2일에는 집 인근 마트에서 흉기 2점을 사서 서현역으로 이동해 범행을 하려 했으나 실제 착수에 이르지는 못한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최원종이 피해자에게 사과를 한다는 의사 표시는 아직 없는 상태이며, 범행 직전으로 돌아가면 다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후회를 보이고 있다”며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 보다는 본인이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피해망상이 워낙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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