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제국의 역습··· “구글 크롬, 너 나와!”[양철민의 아알못]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확대 승부수
엣지 이용자 늘면 검색점유율도 상승
시들해진 생성형AI 관심도는 변수
제국의 역습이 본격화되나. ‘IT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잇따른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으며 구글에 빼앗긴 IT 업계 왕좌를 되찾아 올 기세다. 그 선봉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있다.
9일 IT 업계에 따르면 MS는 AI기반 챗봇인 ‘빙’을 자사 웹브라우저인 ‘엣지(Edge)’ 외에도 구글 ‘크롬’이나 애플 ‘사파리’, ‘파이어폭스’ 등 타사 브라우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조치할 예정이다. MS는 빙 챗봇을 여타 브라우저에서도 쓸 수 있도록 지난달부터 일부 이용자 대상의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빙은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AI 서비스 GPT-4.0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MS 측은 “빙 챗봇의 요약된 답변, 이미지 생성 등의 놀라운 가치를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브라우저에서 이용자의 요구를 계속 최적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타 브라우저에서는 빙 챗봇의 일부 기능이 제한될 수 있다. 실제 일부 이용자 대상의 빙 챗봇 테스트 당시 엣지에서는 프롬프트(명령어)를 3000자 까지 입력할 수 있게 한 반면, 여타 브라우저에서는 2000자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향후 빙 사용에 익숙해진 타 브라우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더 많은 프롬프트 입력이 가능한 엣지 이용이 늘어날 수 있다. MS가 웹브라우저 점유율 확대를 위해 여타 웹브라우저에 빙 챗봇을 제공하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기반으로 한때 웹브라우저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MS는 최근 10년새 위성이 급격히 추락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 6월 MS 엣지의 점유율은 5.27%에 불과하다. 반면 구글 크롬은 62.58%, 애플은 20.47%에 달한다.
MS에게 희소식은 엣지 점유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엣지의 지난해 6월 점유율은 4.13%수준이었지만 올 6월에는 5.27%로 높아졌다. 특히 MS가 최대 주주인 오픈AI의 AI 챗봇 챗GPT가 MS의 검색엔진 빙과 결합된 올 초부터 엣지의 점유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엣지는 기본 검색엔진으로 빙을 제공하고 있는만큼 생성형 AI 이용이 많아질수록 엣지 이용량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구글 크롬의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월 65.87%에서 올 6월 62.58%로 1년새 3%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크롬의 시장 점유율이 조만간 50%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 사파리 점유율은 같은기간 18.61%에서 20.47%로 상승했지만, 브라우저 자체의 경쟁력 보다는 애플 단말기 보급확대에 따른 효과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022년 1분기 18%에서 올 1분기 21%로 높아졌다. 애플 제품에는 기본적으로 사파리 브라우저가 탑재돼 있어, 별도로 구글 크롬이나 파이폭스 등의 브라우저를 설치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사파리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달 ‘아이폰15’이 출시되면 사파리 점유율이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
MS가 자사 서비스인 ‘MS오피스’와 웹브라우저를 결합해 ‘서비스형태의 소프트웨어(SaaS)’를 기반으로 추가 수익 창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엣지 점유율 확대는 MS 빙의 검색시장 점유율 확대 효과로 이어진다.
웹브라우저는 PC방 등에 설치된 외부기기에서 접속하더라도 로그인만 하면 개인기기에서와 같은 이용자환경(UI)을 누릴 수 있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주요 방문 사이트를 별도 정리해 놓은 ‘즐겨찾기(북마크)’가 대표적이다. 여타 모바일 기기에서도 웹브라우저에 로그인만 하면 이 같이 동일한 UI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MS가 기존 PC 시장외에 모바일 시장에서도 검색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웹 브라우저에 저장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익모델 창출도 가능하다.
다만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한번 내준 주도권을 되찾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S는 1990년대 PC용 OS 시장의 90%가량을 치지한 ‘윈도’를 바탕으로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끼워팔기 했다. 당시 웹브라우저 시장의 1위는 ‘넷스케이프’였지만 IT공룡 MS의 밀어붙이기에 IE가 손쉽게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미국 반독점 당국은 MS를 제재했고 2004년 출시된 파이어폭스와 2008년 공개된 크롬 등이 이용자를 끌어모으며 IE의 점유율 급락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폐쇄적 소프트웨어인 ‘액티브X’와 같은 프로그램 설치 강제 외에도 높은 메모리 할당량 등도 IE의 몰락을 부추격다. 결국 MS는 2015년 엣지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IE 서비스를 중단하며 ‘선택과 집중’전략을 펼쳤지만 아직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는 점도 MS에게는 좋지 않은 신호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올 6월 챗GPT 웹사이트에 대한 전 세계 데스크톱 및 모바일 트래픽은 전달 대비 9.7% 줄었다. 순방문자수는 5.7% 감소했으며 이용자들이 웹사이트에서 보낸 시간도 5월보다 8.5% 줄었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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