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베스 나가고 개막 전 로페테기와 이별...황희찬의 울버햄튼, 유력 강등 후보로 급상승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지난 시즌 간신히 강등 위기에 탈출해 잔류한 울버햄튼에 시즌 전부터 다시 강등의 기운이 모이고 있다.
울버햄튼은 지난 시즌 강등 위기를 겪었다. 브루노 라즈 감독 아래에서 경기력, 결과 모두 최악이었고 강등권에 머물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개선 없는 모습에 결국 울버햄튼은 라즈 감독을 경질했다. 대신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부임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 대표팀,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등을 이끈 스페인의 감독이었다.
경력 면에서 울버햄튼에 온 감독들 중 최고였다. 강등권에 위치한 팀을 구해내기 위해 로페테기 감독은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결과를 내기 시작했고 울버햄튼은 중위권으로 올라갔다. 국내에선 황희찬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호평을 받았다. 황희찬이 부상으로 빠져도 복귀를 하면 계속 기용했다.
로페테기 감독 아래 울버햄튼은 잔류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이전에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상위권 팀들은 괴롭히는 도깨비 팀이었던 울버햄튼은 로페테기 감독 첫 풀시즌엔 그 위상을 회복하기를 원했다. 팬들의 기대감도 컸는데 갑작스럽게 로페테기 감독과 이별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울버햄튼은 9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로페테기 감독과 결별하기로 합의하면서 9개월 동안 이어졌던 지휘가 끝났다.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해 11월 울버햄튼에 부임한 다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안정권으로 이끌었지만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 차이를 인정했으며 원만히 계약을 종료하는 것이 모든 당사자에게 있어 최선이라 동의했다. 클럽은 후임자 물색 작업에 착수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브스와 구단 구성원 모두에게 행운이 있길 기원한다. 이 멋진 클럽을 지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 모두와 함께 이 모험을 즐길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매 순간 지지와 도움에 감사를 표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팬들에게 고맙다"라며 작별 인사를 남겼다.
시즌 개막을 얼마 안 남기고 로페테기 감독과 이별하는 촌극을 빚은 울버햄튼은 다가오는 시즌 유력 강등후보로 점쳐질 것이다. 이미 이탈자가 매우 많았다. 중원 핵심 후벤 네베스와 주앙 무티뉴가 모두 이탈했고 주전 센터백 네이선 콜린스는 브렌트포드로 갔다. 스트라이커 라울 히메네스는 풀럼으로 갔고 디에고 코스타, 아다마 트라오레는 계약 만료다. 코너 코디는 레스터 시티로 완전 이적했다.
들어온 선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마테우스 쿠냐, 부바카르 트라오레를 완전 영입하긴 했는데 지난 시즌부터 임대생 신분으로 있던 선수들이다. 맷 도허티를 자유계약(FA) 영입으로 데려오긴 했어도 토트넘 훗스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거치는 동안 제대로 뛰지 못한 선수다. 감독은 나가고, 영입생은 없고, 출혈은 많고. 전형적인 강등 유력 팀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차기 감독 후보로 게리 오닐 감독이 거론 중이다. 오닐 감독은 지난 시즌 본머스를 맡아 잔류를 이끄는 공헌을 했는데 갑작스럽게 쫓겨나 야인 신분이 됐다. 능력이 있는 감독이나 팀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불안한 게 사실이다. 지난 시즌 강등 악몽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아 보인다.
황희찬에게도 좋지 못한 일이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높낮이가 심했다. 시즌 초반 라즈 감독이 있을 땐 벤치로 밀려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다 페테기 감독이 온 이후 주전으로 도약했다. 골까지 넣으면서 흐름을 살렸는데 중요한 순간마다 부상을 당해 빠졌다. 그럼에도 앞서 말했듯 로페테기 감독은 황희찬을 적극 기용했다.
시즌 막판에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EPL 잔류에 기여하면서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했다. 남긴 기록은 EPL 27경기(선발 12경기) 3골 1도움이었다. 지난 시즌 결과적으로 준수했지만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기에 황희찬은 어느 때보다 심기일전하며 다가오는 2023-24시즌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황희찬은 다가오는 시즌에도 로페테기 감독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프리시즌에 좋은 몸 상태를 보여줬기에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됐다.
그런데 로페테기 감독과 이별해 황희찬의 주전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능력이 있는 황희찬이어도 시즌 개막 전에 감독이 바뀐 건 분명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사진=울버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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