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높이 쌓을까…낸드 불황에 경쟁 뜨거워진 ‘이것’
삼성전자 ‘1000단 개발’ 목표 제시
반도체업계, 길어진 불황 탈출 안간힘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낸드) 적층 기술에 새 역사를 쓰면서 관련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낸드는 메모리 반도체로 전원이 끊긴 이후에도 각종 데이터가 남아있는 비휘발성 반도체다. 데이터 저장 용량이 그만큼 중요하다.
이때 데이터 저장 용량을 늘리기 위해선 반도체 셀(cell)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적층 기술이야말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300단이상의 낸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지난해 8월 같은 행사에서 SK하이닉스가 당시 업계 최고층인 238단 낸드 4D 신제품을 공개한 지 1년 만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 상반기에 321단 낸드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술 장벽의 한계로 여겨진 200단 이상 낸드 기술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300단대 낸드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일례로 마이크론이 지난해 7월 232단 낸드를 양산했고, 같은해 11월 삼성전자가 8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당시 회사 측은 단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8세대 V낸드를 236단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올해 5월 238단 낸드 양산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를 제쳤고, 지난 8일에는 321단 낸드 샘플을 공개하며 오는 2025년 양산 계획을 밝혀 적층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는 이번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 행사에서 8세대 V낸드 기반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등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공개하기도 했다.
2024년에 9세대 V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셀을 1000단까지 쌓은 V낸드를 개발하겠다고 이미 지난해 10월 ‘테크데이’ 행사에서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반도체 업계에서 낸드 적층 기술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결국 선행기술 개발과 시장선점만이 불황을 극복할 돌파구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부사장(NAND개발담당)은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 기조연설에서 “SK하이닉스는 4D 낸드 5세대 321단 제품을 개발해 낸드 기술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AI 시대가 요구하는 고성능, 고용량 낸드를 시장에 주도적으로 선보이며 혁신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송용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역시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혁신적인 메모리 솔루션’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앞으로도 고객 경험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며 “고객과의 전방위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 제공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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