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힘든데 유가도 올라… 석유화학, 3분기도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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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수요 감소로 올 2분기 실적이 악화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3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 호황기에는 석유화학 업체들이 납사 가격 인상분만큼 제품 판가를 올려 대응할 수 있다.
석유화학 업계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지난해 4분기 196달러에서 올해 1분기 200달러, 2분기 248달러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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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수요 감소로 올 2분기 실적이 악화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3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유가가 상승하며 원료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지만, 제품 수요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9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8월 첫째 주에 배럴(bbl)당 85.4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달 전보다 9.57달러 달러 증가한 수치이며,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국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 텍사스 원유 가격도 각각 84.7달러, 81.05달러를 기록하며 9달러가량 상승했다.
최근 유가가 오르는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조치 연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지난 7월부터 하루 100만배럴 규모를 감산하고 있는데, 이를 9월까지 지속하고 필요한 경우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900만배럴로 최근 2년 사이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하루 50만배럴 규모의 수출 감축을 진행하는 러시아는 9월에도 하루 30만배럴의 감축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석유화학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납사(나프타)를 가공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납사는 석유화학 제품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데, 원유 가격이 오르면 납사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경기 호황기에는 석유화학 업체들이 납사 가격 인상분만큼 제품 판가를 올려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는 전방 수요가 줄어 원유 가격 인상이 손실로 이어진다.
석유화학 업계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지난해 4분기 196달러에서 올해 1분기 200달러, 2분기 248달러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150달러대까지 다시 떨어진 상태다. 업계는 손익분기점을 300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15개월째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석유화학 업체들은 올해 2분기에 일제히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손실 1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79.1% 줄어든 4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도 기초소재사업 부문에서 영업손실 82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이 78% 확대됐다.
이들 업체는 3분기에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화학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낮아 하반기에도 전방산업 및 석유화학 가동률 개선 부진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도 “3분기에는 수요 회복 부진으로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역시 “시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고 있지는 않지만, 원료 가격이 오르면서 공장 가동률을 조율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석유화학 시황의 반등 시기를 내년으로 보고 있으나,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내년 이후 중국의 공급 과잉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수요 회복 속도가 느리고, 지금까지 증설된 중국의 물량 규모가 워낙 방대해 업황 개선 폭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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