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가서는 잘 지내려나"…주호민에 피소 교사 '몰래 녹음' 고발도 말려

[서울=뉴시스] 주호민. (사진=뉴시스 DB)

만화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지도하다 아동학대로 고소당한 특수교사 A씨가 역고소 및 고발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변호인은 주씨와 그의 아내를 불법 녹취로 역고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지만, A씨는 "아이가 힘들어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고 한다.
9일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에 따르면 전날 도교육청은 주씨 부부에 대한 역고소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를 열었다.

주씨 부부는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몰래 넣어 수집한 내용을 증거로 A씨를 고소했는데,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청취 및 녹음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통비법은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A씨가 직접 주씨 부부를 고소할 수도 있지만, 교육청 등 제3자 고발도 가능하다.

다만 A씨는 주호민을 고소할 의사가 전혀 없다며 "부모님(주호민)이 고발당한 것을 아이가 알면 힘들어하지 않겠냐. 아이가 서울로 전학을 간다고 들었는데 적응을 잘하고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고 김 변호사는 전했다.

만화가 주호민.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 변호사는 머니투데이에 "A씨는 교육청이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차원의 제3자 고발도 만류했다"며 "주씨 부부를 만나 탄원서 제출과 고소 취하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의 근황에 대해서는 "복직 결정이 나긴 했지만 20년 넘게 이어온 교직 생활을 아동학대범으로 마무리할까 봐 걱정이 큰 상황"이라며 "A씨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걷어차이고 주먹으로 맞아가면서도 교직에 대한 자부심이 있던 분"이라고 말했다.

주씨 부부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아들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A씨는 당시 주호민의 아들 B군이 동급생 앞에서 바지를 벗는 등 돌발 행동으로 통합학급에서 분리 조치되자, "고약하다", "밉상이네"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주씨 부부는 지난달 13일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2차 공판에서 처벌 의사를 묻는 말에 "반드시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예정됐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