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카눈' 오른쪽 위험반원 속한 동해안, 태풍 트라우마에 초긴장
제6호 태풍 ‘카눈’이 시시각각 한반도를 향해 다가서자 이미 수차례 ‘물폭탄’ 태풍 트라우마를 경험한 동해안이 초긴장 상태에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동해안은 특히 태풍이 지나갈 때 통상 더 강한 바람과 비 피해를 유발하는 오른쪽 ‘위험 반원’에 위치해 있고, 바다에서 동풍이 유입되는 지형적 영향으로 최대 600㎜의 ‘극한 호우’가 예보된 상황이어서 긴장 수위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태풍 이동 속도 느린데다 최대 600㎜ ‘물폭탄’ 예고
강원기상청은 세력 ‘강’을 유지한 채 국내에 상륙하는 카눈의 영향으로 11일까지 동해안에 200∼400㎜, 많은 곳은 600㎜의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영서지역도 100∼2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바람은 영동지역의 경우 순간최대풍속 초속 25∼30m, 영서 내륙은 20∼30m로 예측했다.
영동지역에 더 강한 바람과 극한 호우가 예상되는 것은 태풍의 오른쪽 ‘위험 반원’인데다 바다를 끼고 있는 지형적 영향으로 풀이된다. 태풍의 영향으로 바다에서 따뜻하고 습한 동풍이 계속 유입되고, 구름대가 백두대간에 가로막히는 원인이 더해지는 것이다.
이번 태풍 ‘카눈’은 9일 현재 이동 속도가 시간당 12㎞에 불과한 ‘느림보’ 태풍인데다 국내에 상륙한 뒤인 10일에도 이동속도가 시간당 2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걱정을 키우는 대목이다. 그만큼 비·바람의 영향을 받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해안은 9일 늦은 오후부터 10일 밤 까지 장시간 많은 비가 예상되고, 강풍 또한 10일 오전∼11일 오전까지 세차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동해안 긴장 수위 고조
동해안은 이미 여러차례 태풍으로 큰 피해를 경험, 태풍 트라우마가 유별난 곳이다. 2000년대 초에는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악몽의 태풍 ‘루사(2002년)’부터 2003년 ‘매미’, 2004년 ‘메기’까지 3년 연속 연거푸 초강력 태풍 피해를 입기도 했다.
특히 2002년 8월 30일 동해안 전역을 덮친 태풍 루사는 강릉지역에 기상관측 이래 최고인 하루 870.5㎜ 물폭탄을 쏟아부으며 사상 최악의 피해를 유발했다. 강릉 등 동해안을 중심으로 사망 209명, 실종 37명의 인명피해가 났고, 6만308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지난 2019년 10월 2∼3일 밤 태풍 ‘미탁’이 통과하면서 500㎜에 육박하는 폭우를 퍼부어 삼척시 원덕읍 갈남2리 ‘신남마을’이 처참하게 파괴되고, 강릉시 강동면 산성우2리를 비롯 경포호수 주변 등 시내 곳곳이 만신창이 침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태풍 ‘카눈’ 북상으로 최대 600㎜ 물폭탄이 예보되자 주민들은 긴장 속에서 태풍의 진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풍 피해 최소화 대응 태세 분주
강원특별자치도는 9일 오전 10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가동했다. 동해안 시·군 자치단체와 강원도 제2청사(글로벌본부), 경찰, 소방, 산림 등 재난관련 기관들도 직원 비상 근무를 발령, 산불피해지를 비롯 취약지 순찰 및 보강조치에 나섰다.
수협 어선안전조업국과 해경은 태풍 상황 종료 때까지 어선 출항을 금지했다. 또 동해안 64개 항·포구의 어선 2580척은 모두 속초·주문진·묵호·삼척 등 모항으로 대피했고, 소형 어선 469척은 육상으로 인양했다. 러시아 연해주 수역에 원정 출어중인 강원 선적 오징어채낚기 어선 20척도 나호트카 인근 잘리브보스토크 항구로 긴급 피항했다. 피서객들로 붐비던 동해안 86개 해수욕장도 수영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방파제 등 동해안 73곳의 항만·어항 시설은 출입이 차단됐다.
동해안 곳곳에 분포해 있는 산불 피해지에 대해서는 산사태 방지를 위해 방수포를 덮는 등의 응급조치가 취해졌고, 산사태 취약지역 주민들에 대해서는 만일의 상황의 대비해 대피 예비안내 활동도 전개되고 있다.
강릉 남대천 등 하천변 주차장의 경우는 9일 오후부터 차량 주차 등 진입이 통제된다.
동해해양경찰청은 태풍 근접으로 광역구조본부 단계가 상향되면 과거 태풍 피해지역과 취약지 항·포구 파출소를 중심으로 특공대와 구조대를 전진 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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