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롤스로이스 피의자, 사고 직전 ‘디아제팜·미다졸람’ 투약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에게 중상을 입힌 신모(28)씨가 사고 당일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 ‘디아제팜’ ‘미다졸람’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신씨의 투약이 치료 목적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하다 사고를 내 행인을 다치게 한 혐의로 신모(2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일인 지난 2일, 신씨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디아제팜’ ‘미다졸람’을 투약하고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신씨도 경찰에 “투약한 것이 맞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사고 직후 신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한 결과, 당시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케타민은 마취제로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씨는 “지난달 31일 수술을 받았고 의사에게 케타민을 처방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치료했다는 병원을 통해 케타민 처방 사실을 확인해 3일 신씨를 석방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신씨의 마약정밀검사 결과를 받아본 결과, 케타민을 포함해 모두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는 감정 통보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국과수 자료와 수사로 밝힌 당일 행적 등을 종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마약류관리법상 병원의 처방이 있어야 복용할 수 있고, 오·남용할 경우 처벌 받을 수 있다. 경찰은 신씨가 해당 의약품을 병원에서 받았지만, 치료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실 마약 전문 변호사는 “미다졸람은 마취제로, 디아제팜은 우울증 치료약 등으로 사용되는데, 과다처방되거나 오남용의 가능성이 보이면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에게 약물운전 혐의와 추가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고, 추가 조사 이후 해당 의약품을 투여한 병원도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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