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어린이 '선동'당해 오염수 방류 반대? 어린이도 '견해'가 있다!"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국민의힘, 조선일보, 매일경제가 어린이 활동가의 정치적 견해를 무시하고, 어린이를 수동적·비자발적 존재로 폄훼했다며 9일 정치하는엄마들이 성명서를 내고 즉각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8일 정치하는엄마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불법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 청소년 양육자 간담회'를 공동주최하고 2053년을 살아갈 세대의 목소리를 알렸다.
이 자리에는 김한나 활동가(초2, 9세), 정근효 활동가(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단장, 고1, 17세) 박서율 활동가(9세), 정두리 활동가(8세), 이은유 활동가(6세), 이지예 활동가(10세), 이정후 활동가(8세), 백재희 활동가(12세), 권영은 활동가, 권은숙 활동가, 남궁수진 활동가, 박민아 활동가, 장하나 활동가, 김정덕 활동가, 김영희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 중 "도쿄전력이 전 세계 바다를 가졌나요? (오염수를) 바다에 버린다는 건 말도 안 돼요. 내가 제일 싫은 건 우리나라 대통령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찬성했다는 거에요."(김한나 활동가, 9세) " 왜 일본에게 당당하게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지 못하십니까? 국민 85% 넘게 반대하고 있는데도 왜 국민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왜 일본에게 모든 것을 갖다 바치려고 하십니까? 후보 시절 국민께 충성한다던 윤석열은 누구였습니까?"(정근효 활동가, 17세)등 미성년 활동가의 발언을 놓고 국민의힘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재명 대표가 휴가 기간 궁리한 것이, 고작 그렇게나 위한다던 '미래세대'를 정쟁과 선전·선동에 앞세우는 것이었나"라며 "오늘(8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명의 어린이를 비롯한 활동가들을 초청해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과연 무엇을 위한 토론회인지, 또 자리에 참석한 어린아이들이 무엇을 이야기하며, 자신들이 정쟁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서 나온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고작 6살밖에 안 된 아이에게 활동가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모자라,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아이의 입에서는 "핵 발전소보다 더 무서운 말을 써야 한다"라는 말이 나오는가 하면, "제일 싫은 건 우리나라 대통령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상상했다는 것이다"라는 민주당 정치인에게서나 나올 법한 말이 쏟아져나왔다"고 지적, "과거 광우병 괴담, 사드 괴담 때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까지 동원하여 정쟁에 이용했던 민주당의 모습이 겹치는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치하는엄마들은 "어린이들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존재라는 아동 폄하, 고작 6살밖에 안 된 아이에게 활동가라는 이름을 붙인 것 자체가 문제라는 아동 폄하,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발언을 민주당 정치인에게서나 나올 법한 말이라고 치부한 아동 폄하. 황 부대변인은 민주당을 공격하려고 쓴 논평일지 몰라도 시작부터 끝까지 어린이 활동가들에 대한 모욕으로 점철된 논평이며, 황 부대변인이야말로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게 분명하다. 여당 수석부대변인의 논평을 보고 부끄러운 건 오히려 우리"라며 "아동이자 국민으로서 정당한 목소리를 낸 주권자의 의견을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폄하한 황 부대변인은 정치인으로서, 대변인으로서 자격이 없다. 세대를 편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고 정쟁에 악용하는 세력은 다름 아닌 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논평 발표 이후 조선일보 김명일 기자는 '8살 어린이를 "활동가" 소개... 대통령 성토케 한 野 '오염수 간담회''라는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원전 오염수 관련 간담회에 초등학생 어린이들을 불러 '활동가'라는 이름을 붙여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을 성토하게 했다. '활동가'란 시민단체 회원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행사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행사에 불려 나온 어린이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내용의 그림을 그려 공개하기도 했다"라며 아동 폄하를 이어갔다고 정치하는엄마들은 밝혔다.
뒤이어 매일경제 전경운 기자, 우제윤 기자는 '오염수 반대에 초2 어린이까지 동원한 민주당, '與 "이재명, 휴가 동안 궁리가 아이들 후쿠시마 선동인가"'라는 2건의 기사를 통해 황 부대변인의 논평을 받아쓰는 수준의 기사를 발행했다고 정치하는엄마들은 덧붙여 전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이들 언론사에도 "일방의 주장을 싣기 전에 어린이 활동가들에게 '자신을 활동가라고 생각하는지? 누가 대통령을 성토하라고 시켰는지? 민주당으로부터 동원당했는지?' 확인하려는 시도는 해야 하지 않나"라고 물으며 "왜 그 누구도 어린이 활동가들의 자발성은 전제하지 않는 것인가? 어린이 활동가들의 정치적 견해를 무시하고 어린이를 수동적·비자발적 존재로 폄훼하기 이전에, 언론인으로서 자신의 견해는 무엇인지 자신의 취재방식이 수동적이고 비자발적이진 않은지 자성하기를 바란다. '받아쓰기'야말로 초등학교 2학년 학생도 할 수 있는 보도 방식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정치하는엄마들은 황 부대변인 논평과 조선일보, 매일경제 기사 등 어린이 '활동가'를 부정하고, 어린이들이 '누가 시켜서' 간담회에 참석했다는 등의 평가에 대해 당사자들의 견해를 물었다.
황 부대변인으로부터 고작 6살밖에 안 됐다고 공개적으로 무시당한 이은유 활동가(6세)는 "오징어와 문어를 좋아해서 바다를 지켜야 한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발언 기회가 없었다며 아쉬움도 표현했다. 이은유 활동가는 교육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기상청 등 6개 관계부처의 업무협약으로 선정돼 지원 중인 '탄소중립 중점학교(유치원)'에 재학 중으로 2022년 3월부터 탄소중립 교육을 받고 있다.
이 활동가의 양육자인 권영은 활동가는 "(탄소중립 중점학교 선정 후) 이 활동가가 제 '감시자'가 됐다. 아이가 교육받고 실천하다 보니 덩달아 양육자도 교육받게 됐고, 저희도 실천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 가고 싶으면 안 간다. 어디를 가든 내가 결정한다."(박서율 활동가, 초3), "내가 가고 싶어서 간 거다. 난 이 문제에 관심이 있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반대하기 때문에 간 거다. 국민의힘과 그 기자 누구냐?"(백재희 활동가, 초5) "어린이 모욕하지 마세요, 얕보지 마세요"(정두리 활동가, 초2), "나오고 싶어서 나온 거예요. 왜냐하면 후쿠시마 오염수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리고 싶고, 어린이 의견을 전달하려고요."(이지예 활동가, 초4)라고 간담회에 참석한 아동 활동가들은 전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논평 말미에 ▲어린이 활동가의 목소리를 들을 것 ▲간담회 관련 기사에 만연한 아동혐오 댓글을 막을 것 ▲보도 시 아동과 청소년에 -군, -양 대신 -씨를 사용할 것 등을 당부했다.
아울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국민의힘 대변인 논평에도 등장한 정근효 활동가는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의 이름으로 9일 입장문을 발표해 "선동한다는 식으로 청소년과 아동의 발언을 무시해버리는 (국민의힘의) 행태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불쾌하다"라며 "미래세대인 청소년의 평가를 묵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자신의 미래를 위해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아동과 청소년을 동등한 시민 주체로 보지 않고 막말을 퍼부은 국민의힘에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하는엄마들은 2021년 3월 정관 개정을 통해 '엄마들'만의 정치 활동을 탈피해, 아동과 엄마들의 정치 세력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자녀를 동료 활동가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정치를 가르치지 말라는 해묵은 정치혐오에 맞서, 어린이들과 각종 사회 문제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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