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900개 새로 붙인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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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기행'(민음사)은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가 18세기 이탈리아를 2년간 돌아보며 자연과 유적, 예술에 대한 감동을 고백한 에세이다.
1786년 여행을 시작할 당시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전 유럽에서 명성을 떨친 뒤 바이마르 공국의 고문관으로 10년간 일하며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지만 작가로서는 침체기를 겪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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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이탈리아 기행'(민음사)은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가 18세기 이탈리아를 2년간 돌아보며 자연과 유적, 예술에 대한 감동을 고백한 에세이다.
1786년 여행을 시작할 당시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전 유럽에서 명성을 떨친 뒤 바이마르 공국의 고문관으로 10년간 일하며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지만 작가로서는 침체기를 겪고 있었다. 공직에 권태를 느끼던 괴테는 휴가지에서 창작열을 새롭게 불태우고 싶다는 갈증이 커지자 어느 날 돌연 이탈리아로 긴 여행을 감행한다.
'이탈리아 기행'은 당대 최고의 예술가이자 사상가였던 괴테의 성장과 변화를 생생하게 따라가며 그가 앞으로 이룩하게 될 세계의 단초를 보여준다.
명성이 자자했던 최고의 예술가라는 겉모습과는 달리 소박하고 정이 많았던 인간 괴테의 매력, 남다른 사교성과 친화력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며 교류하는 모습, 글쓰기에 임하는 치열한 태도, 걸작 '파우스트'의 단초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당대 유럽의 사회·문화를 생생하게 증언해 사료의 가치도 큰 이 책은 이후 여행 에세이의 '정전'(正典)으로 두고두고 읽혔다.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온 뒤 30년이 지나 책을 출간했다. 30대의 괴테가 60대의 노년이 되어 시간을 두고 반추하며 완성한 셈이니 사유와 통찰은 더욱 숙성되며 깊어졌을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주석본도 그러하다. 이 책은 한국 괴테학회를 창설했던 원로 독문학자 고(故) 박찬기 교수를 주축으로 지난 2004년 국내 초역된 '이탈리아 기행'을 편집자가 꼼꼼하게 새로 읽고 약 900개의 상세한 주석과 해설을 붙여 깊이를 더했다.
편집을 맡은 이수은 작가는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소개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그는 "편집하고 주석을 다는 과정은 특색 없는 위대한 작가였던 괴테를 피와 살로 이루어진 생동하는 인간으로 재발견하고 깊이 사귀어 보는 시간이었다"면서 "자세히 모르고도 오랫동안 많은 독자가 일고 즐겼으니 이 책이 고전 걸작인 것이고, 새롭게 알아가며 다시 읽는다면 보다 풍요로운 시선으로 음미하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파우스트' 등 괴테의 작품들을 좋아하거나 18세기 유럽 문화사에 관심이 큰 독자라면 소장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민음사. 박찬기·이봉무·주경순 옮김, 이수은 편집. 924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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