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부, 독립유공자 초청 오찬…"이분들 기억해야 국가 정체성 유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일 독립유공자 및 유족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운동이었다"며 "이분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가의 정체성과 국가의 계속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독립유공자 및 유족들 158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번 행사는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을 초청해 존경과 예우를 표명함과 동시에, '국가를 위한 희생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윤 대통령의 평소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개최됐다.
윤 대통령은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우리의 독립운동은 단순히 일제로부터 빼앗긴 주권을 찾는 것만이 아니었다. 왕정국가로 되돌아가려는 것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공산 전체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은 더욱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조국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인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해외에서 순국하신 선열들의 유해를 한 분이라도 더 고국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의 독립운동은 빼앗긴 주권을 회복한 이후에도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으로, 그리고 경제발전과 산업화, 민주화로 계속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우리의 독립정신이 국제사회에 책임과 기여를 다 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으로 계승되고 있다"며 "정부는 우리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와 연대해 전 인류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적극 기여하는 국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이 우리 민족을 넘어서 인류 전체의 관점에서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바로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들의 뜻을 제대로 받들고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초청된 독립유공자 및 유족은 국군 의장대와 군악대가 최고의 의전으로 맞았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오찬 참석자 중 생존 애국지사인 김영관 지사를 모시고 오찬 행사장에 동반 입장하며 예우를 표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찬에 앞서 김 지사에게 건강을 기원하며 '무궁화 자수 한산모시 적삼'을 선물했다. 한산모시 적삼은 국가무형문화재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인 방연옥 장인이 제작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6월9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충남 서천에서 개최된 '한산모시문화제'에도 참석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이날 "대통령 내외분을 모시고 오찬을 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저희들을 초대해 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광복회 회원도 심기일전해서 부끄러움 없는 독립 후손의 자존심을 잊지 않도록 각자 행동을 조심하는 데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건강상 오찬에 참석하지 못한 국내 거주 애국지사 6명(오희옥, 강태선, 이일남, 권중혁, 지익표, 이석규)에게는 고급 모시이불을 별도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오찬 메뉴는 독립운동과 관련된 메뉴들로 준비됐다. △백범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의 고향인 황해도의 해산물로 만든 해물냉채 △독립운동가들의 주 식재료로 사용됐던 감자로 만든 감자전과 여성 독립운동가 지복영 선생이 즐겼던 총유병 등 모듬전 △독립운동에 헌신한 권기일 선생이 처분한 종가집의 종가 음식 소고기 떡갈비와 전복 △독립운동가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설렁탕 △백산 안희제 선생이 상하지 않도록 망개나무잎에 싸서 동지들에게 나눠줬던 망개떡과 선생의 고향인 의령 특산물로 만든 수박화채 등이다.
오찬 중에는 나라사랑, 역사사랑, 노래사랑의 기치 아래 활동 중인 역사어린이합창단의 노래 공연이 진행됐다.
이날 오찬 행사에는 이종찬 광복회 회장 및 임원, 시·도지부장, 지회장, 대의원 등 광복회원 148명과 특별초청 대상자 10명이 참석했다. 특별초청 대상자로는 △독립유공자 공훈선양에 앞장서고 있는 김황식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과 이택선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을 위한 '2023 잘될 거야 대한민국 815런'을 개최한 가수 션(본명 Ro Sean Kim)과 윤동주 시인의 육촌동생이자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으로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윤형주씨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공헌활동과 선양활동에 기여하고 있는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송진우 선생의 손자) △김미 김구재단 이사장(김구 선생의 손녀) △윤주경 국회의원(윤봉길 의사의 손녀) △김을동 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고문(김좌진 장군의 손녀) △지난 3·1절 기념식에서 대통령과 동반 입장하고 만세삼창을 했던 장예진양(장진홍 의사의 고손)이 초청돼 자리를 함께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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