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혁신위 구하기’ 나선 개딸…비명 “이재명·김은경 연결고리 대의원 축소 관철 목적”

개딸 “野 혁신위원에 응원 문자를”
응원 대상에 ‘친문’ 황희만 빠져
정청래 “대의원제 폐지로 1인 1표 실현”

지난 6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 이재명 대표와 김은경 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을 중심으로 ‘김은경 혁신위원회 응원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혁신위가 개딸들이 민주당에 꾸준히 요구해 온 ‘대의원 권한 축소·3선 이상 공천 페널티 공천룰 개정’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혁신위 활동에 힘을 보태 ‘당 대표 책임론’의 확산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9일 이 대표 팬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혁신위원 응원 문자 캠페인’을 독려하는 글이 올라왔다. 문자 캠페인에는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당, 당원에게 감동을 주는 민주당, 그래서 총선 승리로 정권 탈환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김은경 혁신위원회’를 응원하는 문자 보내기를 제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설화와 가족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혁신위가 활동 동력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오자 개딸들이 나서 힘을 불어넣는 모양새다. 다만, 개딸들이 응원 문자를 보내야 한다고 언급된 혁신위원 중에서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황희 의원의 이름은 빠져 입맛에 맞는 혁신위원들만 응원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딸(개혁의딸)을 중심으로 민주당 혁신위원들을 응원하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비명(비이재명)계는 개딸들이 혁신위 응원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 자체가 ‘친명(친이재명) 혁신위’임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비명계 한 초선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대의원 권한 축소를 어떻게든 혁신안으로 밀어붙여 관철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개딸들이 집단행동을 벌이는 것"이라며 "‘이재명-김은경’이라는 모종의 연결고리로 이어진 혁신위를 통해 이 대표를 지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명계 3선 이원욱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혁신위에 관해)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이유는 사과하는 순간 혁신위 해체 등의 수순을 밟아야 하는데, 아직 개딸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공천제도를 손봐 비명계를 학살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친명계는 혁신위가 나름의 원칙과 기준에 입각해 활동 중이라며 혁신안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영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은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나 당 지도부나 그 누구도 혁신위에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혁신해 달라 이렇게 요청하는 경우는 없다"며 "혁신위를 공격의 소재로 삼기보다는 민주당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잘할 것이냐고 하는 기본적인 목적에 부합한다면 (당 지도부가) 적절하게 혁신위의 제안을 수용하고 이후 변화의 방향을 잡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의원제 폐지, 누구나 1인 1표 민주주의 원칙을 누가 막겠는가"라며 "당 대표도 1표, 국회의원도 1표, 권리당원도 1표인 헌법상 보장된 평등선거를 해야 한다"며 대의원 권한 축소와 관련한 혁신안에 힘을 보탰다.

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