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준비로 망신살 잼버리병원, K의료지원체계로 체면치레

최정규 기자 2023. 8. 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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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의 최고의 수준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지만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준비로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망신살이 뻗쳤다.

지난 1일부터 진행 된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내 부지에 잼버리병원이 마련됐다.

이러한 상황 속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잼버리병원의 위기가 계속됐지만, 전북을 넘어 한국의 의료지원체계가 마지막 국격의 자존심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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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첫날부터 치료공간 부족과 의료진·약품·시스템 부재 곤혹
전국 의료진 도움 손길…전북 내 의료진·약품지원 등으로 극복
[부안=뉴시스] 김얼 기자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한창인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병원에 119 구급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2023.08.04. pmkeul@nwsis.com

[부안=뉴시스]최정규 기자 =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의 최고의 수준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지만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준비로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망신살이 뻗쳤다. 새만금 잼버리병원이 이야기다. 하지만 매번 현장의 위기가 닥칠 때마다 전국의 의료인들의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자존심은 겨우 지킬 수 있었다.

지난 1일부터 진행 된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내 부지에 잼버리병원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의 안전과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폭염으로 인해 수백명의 대원들은 온열질환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개영식이 진행되는 중에도 100여명이 쓰러졌다.

몰려드는 환자들로 잼버리병원은 북새통을 이뤘다. 밀려드는 환자들로 사전에 마련된 치료침상은 부족해 의자와 의자를 연결하거나 테이블 위에 누워 수액을 맞았다.

잼버리 조직위는 폭발하는 온열질환자로 인해 의료진부족상태에 이르렀음에도 의료진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만들어 위기를 자초했다.

전북의사협회 등이 의료봉사형태로 부족한 잼버리 현장의 의료인력 수급에 도움을 주겠다고 했지만 조직위는 “하루이틀 하는 의료진은 필요없다”고 봉사마저 거절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스템의 부재였다. 잼버리병원은 치료약 등 관리직원의 부재로 인한 치료약 재고량 수요 예측이 불가능했다. 사전에 준비한 약품재고를 미리 조절하지 못해 잼버리 조직위는 뒤늦게 약품 확보에 나설 정도였다. 이 같은 상황은 새만금에서 잼버리가 사실상 모두 종료될 때까지 발생했다. 또 환자의 진료기록 등 기록을 통한 데이터 축적 시스템 부재 등도 지적됐다.

환자 치료에 대한 약물 투약, 처치불가능 약물 투약여부 등이 진료기록이 한 개도 없어 그때그때마다 땜질식 처리를 한다는 지적이었다.

[부안=뉴시스] 김얼 기자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한창인 3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병원을 찾은 대원들로 장내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다. 2023.08.03. pmkeul@nwsis.com

그야말로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이어졌다는 것. 병원 내부 의료진의 주장에도 잼버리조직위는 “이곳은 정식병원이 아니다”, “우리는 봉사활동을 한다”, “외국애들이 약물을 더 잘안다”는 등의 무책임한 말로 사태를 더욱 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전북을 넘어 전국의 의료진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국가의 품격을 보여줬다. 위기 때마다 지역감정을 뛰어넘어 한걸음에 달려가는 코로나19 당시 K의료지원체계의 강점을 보여줬다.

전북의사협회와 도내 주요대학병원들은 잼버리병원에 비상용 수액 등을 보냈으며, 한차례 거절당했지만 문제를 뒤늦게 인식한 잼버리조직위의 허가로 전북의사협의 의료봉사를 수용했다. 전주대자인병원도 의료진과 이동형 검진버스를 현장에 파견했다.

타 지역의 도움의 손길이 잇따랐다. 대한의사협회를 주축으로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 등 도내 주요병원들이 의료진을 파견했으며, 대한간호사협회도 잼버리병원에 간호사들을 파견했다.

조직위의 부실·방만운영 속 파행을 겪은 새만금 잼버리. 이러한 상황 속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잼버리병원의 위기가 계속됐지만, 전북을 넘어 한국의 의료지원체계가 마지막 국격의 자존심을 지켰다.

☞공감언론 뉴시스 cjk971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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