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복구 중인데"…'카눈' 소식에 예천주민들 '좌불안석'[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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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들어오고 물이 들어와서 이제 겨우 살 것 같았는데 태풍이 온다니 겁부터 나요. 산밑에 사니 자나 깨나 걱정이야. 그래서 오늘 밤은 노인회관에서 자야돼요. 약봉지도 이렇게 챙겨왔어."
황재극 예천군 안전재난과장은 "현재 공공시설 피해복구는 주요 도로 및 하천의 경우 100%, 소하천은 70% 수준"이라며 "북상 중인 태풍에 대비해 위험우려지구 주민은 경로당 등으로 안전하게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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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피해 없이 조용히 지나가길"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전기가 들어오고 물이 들어와서 이제 겨우 살 것 같았는데 태풍이 온다니 겁부터 나요. 산밑에 사니 자나 깨나 걱정이야. 그래서 오늘 밤은 노인회관에서 자야돼요. 약봉지도 이렇게 챙겨왔어."
9일 찾은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는 수해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마을 곳곳에 잔뜩 쌓여 있던 토사와 각종 쓰레기 등은 대부분 치워졌지만 폭우로 산에서 토사와 함께 굴러 내려온 지름 1m 가량의 바위 수천t이 마을 안길을 따라 곳곳에 수북히 쌓여 있었다.
벌방리 마을회관 앞에는 수해피해 임시주거용 주택인 컨테이너 11동을 설치하는 작업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로 올라오고 있다는 마을방송을 듣고 마을 앞 노인회관으로 피신하던 배유남(81·여)씨는 "한창 복구 중인데 태풍이 온다니 겁부터 난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폭우로 큰 피해를 본 뒤 지금껏 노인회관에서 지내고 있는 윤재순(69)씨는 "이제는 비만 오면 무섭다"며 그날의 악몽에 몸서리쳤다.
"새벽 4~5시쯤 됐을까. 창고, 대문, 담이 다 날아가고 집안으로 물이 밀려 들어왔어요. 급히 담을 넘어 옆집으로 피했는데 2분만 늦었더라면 큰일 날뻔 했어요. 나중에 집에 가보니 방안에 물이 목 높이까지 찬 흔적이 있더라구요."
군 장병들이 집안에 쌓인 토사를 3일간 퍼내고, 자원봉사자들이 가재도구에 잔뜩 묻은 토사를 물로 씻어내 어느 정도 복구했지만 집 창틀은 현관문과 사랑방문만 남고 모두 떨어져 나갔다.
그나마 남아 있는 문도 폭우에 뒤틀려 제대로 닫히지 않아 바람이라도 부는 밤이면 덜컹거리다가 '꽝' 소리를 내며 닿히는 바람에 잠자던 이웃들이 놀래기 일쑤란다.
북상 중인 태풍 '카눈'을 피해 이날 밤부터 마을 어르신 15명 정도가 노인회관에서 숙식할 예정이다.
벌방리는 지난달 15일 새벽 쏟아진 폭우로 주민 2명이 실종되고, 23가구가 가옥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주민 5명이 숨지고 마을이 토사에 휩쓸리는 등 큰 피해를 당한 예천 효자면 백석리도 태풍 소식에 걱정이다.
황보성 백석리 이장은 "마을길도 임시복구돼 통행이 가능하고, 경로당에 있던 주민들도 복귀해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태풍이 온다니 어르신들 모두가 걱정하고 있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또 "산사태가 났던 비탈은 복구 자체가 안된다. 마을에 쌓인 토사만 정리하고 있다"며 "태풍에 많은 비가 오면 산사태가 났던 주변 토사가 다시 마을로 휩쓸려올 우려가 있다. 주민들을 오늘밤부터 또다시 경로당으로 대피시켜야 한다. 태풍이 큰 피해없이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예천군은 지난달 폭우로 사망 15명, 실종 2명의 인명피해와 많은 가옥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사유시설 피해액은 총 155억 원으로 주택 전파·유실 71동 27억 원, 농경지 침수·유실 등 213㏊ 75억 원, 농작물 도복·침수 772㏊ 26억 원 등이다.
공공시설 피해는 도로 38곳 43억 원, 하천·소하천 62곳 511억 원, 상하수도 및 수리시설 31건 47억 원, 산사태·임도 42건 112억 원, 소규모시설(기타) 135건 114억 원 등 총 827억 원으로 추산된다.
황재극 예천군 안전재난과장은 "현재 공공시설 피해복구는 주요 도로 및 하천의 경우 100%, 소하천은 70% 수준"이라며 "북상 중인 태풍에 대비해 위험우려지구 주민은 경로당 등으로 안전하게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jh93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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