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태풍 '카눈' 북상에 "작년 악몽 되풀이될라" 초긴장
지난해처럼 '부실대처 논란' 시 총선 악영향
'태풍 피해 없는' 잼버리대회 마무리도 관건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9일 밤 경남 해안에 상륙한 뒤 한반도 중앙을 관통해 지나갈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초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재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8월 수도권 집중호우와 9월 태풍 힌남노 당시 부실 대처로 비판 여론에 직면한 바 있다. 이번에도 큰 피해가 발생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질타가 이어질 경우 8개월여 앞둔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별다른 공개 일정 없이 국회에 머물며 태풍 상황을 보고받고 관련 대응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현재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태풍 진로다. 카눈은 이날부터 남해안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오는 10일 오전 경남 통영 해안가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해 이동할 것으로 예보됐다.
김 대표는 전날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를 찾아 유희동 기상청장으로부터 태풍 현황과 전망을 보고받으면서 태풍 진로와 강도, 피해 대비책에 큰 관심을 가졌다.
특히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기상을 정확히 예측하고 위험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상청의 역할을 더욱 증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상청이 수도권에서 시범 운영 중인 '호우재난문자' 발송의 확대 검토를 언급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태풍으로 수해 피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반지하주택 등이 대거 침수되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해 9월에는 태풍 힌남노가 영남 지역을 강타했다. 당시 정부여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지지도가 하락한 바 있다.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 복구가 한창인 상황에서 또다시 태풍이 찾아와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도는 힌남노의 70%에 불과하지만 한반도를 관통하는 데다 속도가 느려지면서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김 대표 개인적으로는 지난달 미국 방문 중 중부지방에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했던 사례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보인다. 당시 김 대표는 폭우 피해 복구를 위해 항공편을 변경해 귀국 일정을 앞당긴 바 있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도 고려할 지점이다. 폭염과 준비 미흡 논란, 태풍 북상 등의 이유로 참가자들을 전북 새만금에서 전국 8개 시·도로 이동시켰지만,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안전 확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잼버리 대회 준비 부실 논란으로 위기에 처한 정부여당이 태풍 대비마저 실패할 경우 내년 총선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시스 의뢰로 에이스리서치와 국민리서치그룹이 지난 6~7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8월2주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38.7%를 기록했다. 34.4%를 보인 더불어민주당과는 4.3%포인트 앞섰다.
같은 기간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1.5%로 2주 전(7월4주차)보다 3.1%포인트 올랐다. 부정평가는 59.5%에서 56.9%로 2.6%포인트 떨어지는 등 정부여당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상승세를 낙관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제22대 총선에서 어떤 정당 후보를 뽑을지 물은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0.8%가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답해 안정론(42.0%)보다 8.8%포인트 높았다.
일각에서는 잼버리 대회 전반기에 여러 논란에도 대회를 잘 마무리하고, 태풍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최소화되면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을 방어하면서 '안전 정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단 태풍에 철저히 대비하면서 잼버리 대회가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낀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선거법 위반' 혐의 이재명, 1심서 의원직 박탈형
- "승차감 별로"…안정환 부인, 지드래곤 탄 트럭 솔직 리뷰
- '동방신기 출신' 시아준수, 女 BJ에 협박당해…8억 뜯겼다
- 가구 무료 나눔 받으러 온 커플…박살 내고 사라졌다
- 허윤정 "전 남편, 수백억 날려 이혼…도박때문에 억대 빚 생겼다"
- 반지하서 숨진 채 발견된 할머니…혈흔이 가리킨 범인은
- 탁재훈 저격한 고영욱, "내 마음" 신정환에 애정 듬뿍
- '순한 사람이었는데 어쩌다'…양광준 육사 후배 경악
- 태권도 졌다고 8살 딸 뺨 때린 아버지…심판이 제지(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