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방류 지지 요구? 尹대통령, 日대변인 노릇"

2023. 8. 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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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부 들어 사람들 모이는 자리, 재난 인명 피해 대규모…태풍 철저히 대비해야"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안전은 뒷전이고 한결같이 일본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방류 반대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본이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지지를 의제로 올리고 공동성명에 방류 지지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면서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은 방류 반대 입장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일본 측은) 한미일 정상회담을 오염수 방류 명분으로 활용하겠다는 노골적 의도인데, 우리 정부는 우려나 유감 표명은커녕 오염수 방류 시기는 일본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안전을 일본 결정에 맡길 것이면 대한민국 정부는 대체 왜 존재하는 것인가"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돈이 아까워서 이웃 국가에 전 세계에 해양 방류하겠다고 하니까 그 비용을 차라리 주변국들이 부담을 하고 콘크리트나 기타 방법으로 해양 방류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제안하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왜 일본이 오염수를 처리하는데 우리 정부가, 대한민국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느냐 생각할 수 있지만, 저들이 저렇게 행패에 가까운 행위를 하니 그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할 수 없는 일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해양 방류로 생길 직·간접적 피해를 생각하면 사실 처리 비용은 크지 않다"면서 "더군다나 국제사회가 좀 부담하고 일본 정부도 부담 나눠서 하면 크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성준 당 대변인은 이날 확대간부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오염수 방류 지지를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윤석열 정권이 책임을 계속 회피하고 일본에 떠넘기고 남의 일처럼 얘기하는 게 결국 윤석열 정권은 '국민 포기 정권' 아니냐는 비판이 (비공개 회의에서) 있었다"고 전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해당 보도와 관련해 "그런 논의(방류 지지 요구)를 한다는 것을 보고받은 건 없다"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무슨 양해를 구한다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적으로 방류되지 않는다면 (방류에) 찬성할 수 없는 것이고 우리가 국제적으로 주어진 모든 조치를 필요할 때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도 전날 '후쿠시마 일일브리핑'을 통해 일본 측의 지지 요구가 있었는지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는 내용이며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확대간부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 대표는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와 관련해 "이 정부 들어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나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자꾸 발생하고 있다"며 "아주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만큼 각별히 유념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걱정이 크다"면서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문에 큰 피해를 입은 만큼, 침수 범람과 강풍에 견딜 수 있는 다각도의 철저하고 현실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아울러 태풍 예보 때문에 전국 곳곳에 흩어진 3만7000여 명의 스카우트 청년들이 서울에서 열리는 K-pop 콘서트와 폐영식까지 대회를 안전하게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정부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철저하게 대비하길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테러 예고 사건에 대해선 "매우 불편하게도 여기저기서 경찰관들이 경호를 한다고 그러는데, 국력의 낭비이기도 하고 보기 참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자부심 중 하나가 바로 안전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홀로 밤늦게 거리를 걷는 것이 걱정되지 않는 유일한 나라였다고 하는 그런 대한민국이 일순간에 묻지마 테러에 대상국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갑차 세워 놓고 무장하고 실탄을 장착한 소총 든 경찰관들 세워서 보여준다고 테러가 줄어들지 않는다"면서 "근본적 원인을 생각하고, 근본적 대책을 진지하게 강구할 때란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이 대표를 상대로 폭발물 테러를 하겠다고 협박하는 내용의 이메일이 서울시 공무원 등 여러 명에게 발송돼 이에 따라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국회에 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을 투입해 폭발물 탐지 작업을 벌였다. 전날 의원회관에서 근무 중이던 이 대표는 국회 밖 경호는 사양한 채 귀가했으며, 9일 공개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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