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환경 호황이라는데, 60대 대부분.. 20·40대 일자리는 어디로 “그래서, 그냥 쉽니다?”
경기 둔화.. 집중호우 타격 등 겹쳐
청년 14만 명↓· 60세 이상 30만 명↑
‘쉬었음’ 청년 늘어 “정책 대안 촉구”
취업자 수가 지속 늘고 고용률이 고공행진이라는데, 정작 증가세는 둔화 양상입니다.
21만 명 이상 늘었다는데 29개월 만에 증가 폭은 가장 적었습니다.
집중호우 등 영향으로 인해 일용직 취업자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경기 위축세는 계속돼 제조업 취업자는 7개월, 건설업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꾸준히 늘었지만, 청년층과 40대 일자리는 크게 감소한 모습입니다.
청년 일자리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여건은 점점 취약해지면서 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열악해진 고용 환경을 반영했습니다.
구직은커녕 ‘그냥 쉬었다’는 청년층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고용 활력이 떨어지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9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69만 6,000명으로 전년 대비 21만 1,000명 늘었습니다.
전체 취업자는 29개월째 늘어나는 추세인데 증가 폭은 4개월째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 47만 명 증가세가 무색하게 지속 줄어드는 추세로, 앞서 전달 33만 3,000명과 비교해 봐도 감소 폭이 두드러집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해 일용직 취업자가 18만 8,000명 감소한 게 줄어든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산업별로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농림어업 부문 취업자가 4만 2,000명(-2.5%) 줄었습니다.
건설 경기도 여전히 부진해 관련 취업자 수도 4만 3000명(-2.0%) 감소하면서 8개월 내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해 남성 근로자가 70% 이상인 건설업·제조업 경기가 부진하면서 남성 취업자 수 역시 3만 5,000명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남성 취업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기도 합니다.
경기 둔화 흐름에 따른 수출 부진 등 타격으로 제조업 (-3만 5,000명, -0.8%) 등에서 취업이 줄고 도매와 소매업(-5만 5,000명, -1.6%)도 감소했습니다.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 5,000명, 5.3%), 숙박과 음식점업(12만 5,000명, 5.7%), 전문과학과 기술서비스업(6만 2,000명, 4.8%) 등은 늘었습니다.
통계청은 “반도체·전기장비 관련 취업자는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제조업 취업자는 7개월 연속 줄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령대별로 60세 이상에서만 29만 8,000명이 늘어난 반면, 60세 이상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선 취업자가 8만 7,000명 감소했습니다.
50대와 30대에서도 각각 6만1000명, 5만1000명 늘었습니다.
하지만 청년층(15∼29세)에서 13만 8,000명, 40대에서 6만 1,000명 각각 감소했고 청년층은 9개월째, 40대는 13개월째 취업자가 줄면서 심각한 고용 한파를 반영했습니다.
특히 청년층은 인구 감소 영향을 떼어 낸 고용률이 전년 대비 0.7%포인트(p) 줄어든 47.0%로, 전 연령층 중 유일하게 고용률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은 “청년층의 경우 인구 감소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뚜렷하고, 지난해 고용수준이 높았던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도소매나 제조업 취업자 감소 영향을 받은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15~64세 전체 고용률은 69.6%로 1년 전에 비해 0.5%p 올랐습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2년 7월과 비교해 가장 높았습니다.
고용률은 지난 1월 67.8%로 떨어진 이후 2월 68.0%, 3월 68.7%, 4월 69.0%, 5월 69.9% 등 오름세를 보였지만, 전달과 비교해 7월 고용률은 0.3%p 감소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속되는 불황형 흑자가 제조업과 청년 일자리 등 고용시장 성장을 지체시키는 것으로 지목했습니다.
수출 증가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자칫 고용성장이 더 퇴화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앞서 지난 8일 한국은행은 6월 경상수지가 58억 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수출(-9.3%)과 수입(-10.2%)은 두 자릿수로 줄었습니다.
특히나 구직 활동·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그저 쉬었다’ 답한 청년층이 상당했습니다.
지난달 청년층 가운데 ‘쉬었음’ 인구가 40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 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실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게 ‘쉬었음’의 주 이유인 점을 감안한다면 일자리 수요와 공급 간의 눈높이 차, 즉 미스매치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쉬었음(11만 6,000명) 등이 늘었지만, 육아(-12만 9,000명), 가사(-2만 1,000명) 등에서 줄었습니다.
취업준비자는 8만 1,000명 감소했고, 구직단념자는 5만 7,000명 줄었습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기업 규모별 임금 수준 격차가 크고, 일자리 대우가 제각각이다보니 당장 일이나 구직활동에 나서기보다는 나중에 원하는 일자리에 취직하려는 경우가 적잖은 탓”이라면서 “불안정한 노동시장 개선과 더불어, 이들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 정책에 대한 고민들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지역적으로, 제주의 경우 7월 고용률은 69.5%로 지난해 대비 0.3%p 떨어졌습니다.
취업자는 40만 3,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2,000명 늘고 15세~64세 고용률(OECD비교기준)은 74.8%로 전년 대비 0.3%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업률은 1.4%로 전년 대비 0.6%p 하락했습니다. 실업자는 6,000명으로 전년 대비 2,000명 줄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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