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지나가길"…태풍 '카눈' 북상 소식에 제주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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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모든 선주들이 큰 사고 없이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원하고 있어요."
9일 오전 서귀포시 서귀동 서귀포항 어선주협의회 쉼터에 있던 갈치잡이 어선 선주 김향숙(65‧여)씨는 강력한 태풍 '카눈' 북상 소식에 걱정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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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어선들 접안시설에 고정
태풍 접근에 하늘길·바닷길 차질
"여기 모든 선주들이 큰 사고 없이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원하고 있어요."
9일 오전 서귀포시 서귀동 서귀포항 어선주협의회 쉼터에 있던 갈치잡이 어선 선주 김향숙(65‧여)씨는 강력한 태풍 '카눈' 북상 소식에 걱정하며 말했다. 김씨는 "오늘 저녁부터 고비라고 해서 새벽부터 남편이 배를 둘러보고 있다. 걱정된다. 오후 되면 선원들 모두 배로 갈 예정"이라고 했다.
선원들은 태풍 카눈이 이미 일본을 강타하며 큰 생채기를 남기고 북상하는 터라 긴장했다. 이미 항구에는 어선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접안시설에 줄로 고정됐다.
갈치잡이 어선 선장 안기환(63)씨는 "어선은 대형화되고 항내는 좁아서 배끼리 안 부딪치게 줄로 고정시켜 놨다. 일본은 난리가 난 거 같은데 걱정된다. 태풍 대비를 한다고 해도 자연재해는 예측할 수가 없다. 배끼리 부딪쳐서 파손될 수 있고, 바람 진로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대한 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준비를 해놨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여기 선장들은 모두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자신의 갈치잡이 배가 항구 접안시설에 잘 고정됐는지 확인하던 선장 양해정(62)씨는 "큰 피해 없이 안전하게 태풍이 지나가면 좋겠지만, 자연 재해를 피할 수 있나. 돌풍이 일어날 수도 있고, 자연 피해는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안전하게 배를 다 정박시켜 놔서 큰 걱정은 안 한다"고 말했다.
현재 태풍 '카눈'은 서귀포 남동쪽 약 360㎞ 해상에서 시속 12㎞의 느린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70㍱, 최대풍속 초속 35m, 강풍반경 350㎞, 강도 '강'인 상태로 이동하고 있다.
태풍은 9일 오후 9시 강도 '강'을 유지한 채로 서귀포 동남동쪽 약 210㎞ 해상까지 접근한 뒤 10일 오전 3시 경남 통영 남쪽 약 120㎞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보됐다. 이후 10일 오전 9시 통영 북서쪽 약 40㎞ 육상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하며 지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태풍이 제주 동쪽 해상을 지나는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 제주 산지와 중산간지역, 북부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6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태풍 영향권인 9일부터 10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제주 전역 100~200㎜, 산지 등 많은 곳은 400㎜ 이상이다.
바람도 순간풍속 초속 25~35m로 매우 강하게 불겠다. 물결도 3~7m로 매우 높게 일겠다. 제주 해안에 너울과 함께 매우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태풍 영향으로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제주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144편이 결항했거나 사전 결항을 결정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 이후 모든 항공편이 결항될 전망이다. 바닷길로 10일까지 완전히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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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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