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투수조장은 접니다"…고작 25살? 7년차 필승조 주축의 근거 있는 자신감

김민경 기자 2023. 8. 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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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박치국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만으로) 25살이니까요. 내년 투수조장은 접니다. 다들 알고 있어요."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박치국(25)은 다음 시즌 투수조장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올해로 프로 7년차가 됐다. 9일 현재 두산 1군 투수 엔트리에서 박치국보다 나이가 많은 국내 선수는 올해 투수조장인 홍건희(31)와 김강률(35), 이형범(29), 김명신(30) 등 4명뿐이다. 이제 팀 내에서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다. 2군에서 재정비하고 있는 이영하(26) 최원준(29) 등을 포함해도 그렇다.

박치국은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리고 본격적으로 가정을 꾸리면서 또래보다 조금 더 성숙해졌다. 2020년생인 첫째 딸과 2022년생인 둘째 아들을 키우는 아빠가 된 뒤로 마운드 위에 서는 마음가짐이 조금 더 무거워졌다. 물론 당장은 팀 성적이 1순위지만, 마운드에서 본인이 버티지 못하면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믿음을 심어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왼쪽 팔 안쪽과 글러브에 자녀의 발도장을 새기고 마운드에 서는 이유다.

달라진 마음가짐 덕분일까. 박치국은 올해 필승조의 확실한 주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46경기에서 4승2패, 9홀드, 39⅓이닝, 평균자책점 2.52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6월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는 14경기 연속(12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같은 기간 김명신(16경기, 20이닝, ERA 1.35)과 함께 가장 마운드에서 안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박치국은 올해 반등 비결을 묻자 "아무래도 책임감이 생겨서가 아닐까 싶다. 가정이 생겼고, 딸과 아들을 생각하면서 마운드에서 던져서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 딸과 아들의 발도장을 새긴 박치국의 글러브 ⓒ 김민경 기자

책임감의 연장선에서 투수조장 이야기를 꺼냈다. 박치국은 "내년에 투수조장을 하고 싶다고 팀에 이야기했고, 다들 알고 있다. 사실 올해부터 조장을 하고 싶었다. 조장을 하면 책임감도 생기고 잘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았다. 나는 항상 (부상이나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는 기간이 조금 있었다. 조장을 하면, 팀을 이끄는 무게감을 또 하나 얹고 가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조장을 탐냈다. 올해는 (홍)건희 형이 하고, 내년에는 내가 하기로 했다. 건희 형은 하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지금 투수 조장인 홍건희는 '조건부'로 박치국의 의견에 동의했다. 홍건희는 "(박)치국이가 하고 싶으면 해도 된다고 했다. 다만 투수들 전체 동의를 받으라고 했는데 반응이 안 좋더라"고 답하며 웃었다. 이어 "치국이가 잘하면 상관없다. 개인적으로는 (김)명신이나 (최)원준이가 먼저 맡았다가 단계를 밟아서 치국이가 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치국이가 엄청 하고 싶어 하더라. 본인이 책임감 있게 할 수만 있으면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솔선수범하고 적극적으로 앞에 나서는 모습을 더 보여야 할 것 같다. 시즌 끝나고 내가 조장을 내려놓으면 그때 투수들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권명철 두산 투수코치도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홍건희의 생각에 동의했다. 권 코치는 "투수조장을 시켜도 된다. (박)치국이를 어릴 때부터 봐서 계속 보다 보니 23살쯤으로 보이는데, 나이를 먹었다(웃음). 해도 된다. 조장이면 자기부터 솔선수범 잘하고, 열심히 해야할 것이다. 그러면 치국이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박치국의 바람대로 다음 시즌 투수조장을 맡으려면 이제는 꾸준히 1군에서 풀타임을 버틸 수 있는 몸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 박치국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과 복귀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2021년 7월에는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건강하게 팔꿈치를 잘 관리하면서 지금의 성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 박치국 ⓒ 두산 베어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마운드에서 달라진 생각 하나가 있다. '구속은 신경쓰지 말자'는 것. 권 코치와 현재는 2군에 있는 정재훈 투수코치의 조언으로 구속보다 볼끝에 더 신경 쓰기로 하면서 꾸준히 좋은 성적이 나기 시작했다.

박치국은 "초반에는 구속 신경을 조금 썼다. 코치님과 상의하고 분석했을 때 볼끝이 더 생겨야 할 것 같다고 해서 구속을 과감히 포기하고 볼끝으로 승부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구속도 올라오더라"고 밝혔다.

권 코치는 "치국이는 작년에 재활하고 팔꿈치에 불안감이 있어서 그랬지 원래 좋은 투수다. 역시나 4월에 팔을 올려 던지다가 내가 1군에 올때쯤 팔을 내려 던진다고 하더라. (양)의지가 '네 공은 무브먼트가 말려 들어와야 좋은 공이다. 바깥쪽에 찍히면 구속이 아무리 잘 나와도 낮게 들어오니 타자가 안 친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더라. 4~5월에 안 좋을 때는 구속은 나오는데 볼넷은 많고 자기 밸런스를 몰랐다. 지금은 자기 포인트를 잡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어 "치국이는 어릴 때부터 봤는데 욕심이 있다. 구속만 나오면 되는 줄 아는데, 명신이 지금 활약상이 좋은 게 커맨드가 되니까. 이영하도 154㎞ 나오면 뭐하나. 치국이도 마찬가지로 볼 무브먼트를 봐야 한다. 148㎞를 던지나 144㎞를 던지나 어차피 볼끝 무브먼트가 좋아야 타자를 압도한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이라며 박치국이 지금의 방향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치국은 마운드 위에서, 그리고 클럽하우스 안에서 홍건희와 권 코치의 조언대로 솔선수범하며 투수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을까. 내년에는 투수조장을 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거가 어느 정도는 증명된 상황. 시즌 끝까지 활약을 이어 가며 신뢰를 얻고 투수조의 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박치국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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