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마약 범죄, 날짜 특정 어려워” 공소장에 일자 개괄적 표시해도 유죄 인정

이중기소나 시효 저촉되지 않으면 방어권 침해 아냐

대법원. 뉴시스.

마약 소지 범죄 특성을 감안해 공소장에 정확한 범죄 일시가 아닌 개괄적인 시기가 기재됐더라도 피고인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에서 범행 일시가 ‘2021년 11월 하순 20시경으로 다소 개괄적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이는 범행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제보자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 데다 객관적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은 마약류 소지 범죄의 특성상 범죄 일시를 특정하기 곤란하다"며 "일시가 비록 구체적으로 적시되지는 않았더라도 이중기소나 시효에 저촉되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 씨는 2021년 11월 하순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소지했으며, 이듬해 4월 대구 남구 식당 앞에서 필로폰을 무상으로 수수한 뒤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 측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2021년 필로폰을 소지했단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필로폰 소지 사실도 없을 뿐 아니라 ‘11월 하순’이라며 두루뭉술하게 표현된 공소사실은 위법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1심·2심은 모두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