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면한 박차훈 새마을금고 중앙회장...법원 “방어권 보장 필요”

검찰 “기각 납득 어려워…재청구 검토”

펀드 출자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법원이 박차훈(66)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금품수수 혐의로 발부된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전날 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지금까지 수집된 객관적 증거에 의하면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된다고 보인다”면서도 “피의자(박차훈 회장)에 대한 범죄사실의 상당 부분은 공여자인 류혁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 등의 자수 및 진술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는데, 자수나 기존 진술 등이 번복 되는 점 등을 비추어 피의자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방어권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에 비추어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출자한 사모펀드에서 변호사비를 대납받았다는 혐의등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2018년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당시 박 회장은 벌금형을 선고받아 회장직을 유지했다. 검찰은 당시 변호인단에 속한 A씨가 새마을금고가 출자한 사모펀드의 고문을 지내며, 변호사 수임료 대신 5000만원의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법원은 범죄 사실 상당 부분이 소명됐다고 판단했고, 징역 10년 이상에 해당하는 중범죄이고 지속적 증거 인멸 시도로 수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 점이 확인됐음에도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수수한 새마을금고 직원도 구속 기소돼 최근 실형이 선고된 것과 균형도 맞지 않다”며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서현욱)는 올해 초부터 새마을금고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출자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 의혹을 들여다 보고 있다. 검찰은 부동산 PF 대출 과정에서 수수료를 빼돌렸다는 의혹에서 시작해 사모펀드 자금 출자 과정에서 벌어진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하며 새마을금고 최상층부 까지 수사 범위를 넓혀왔다. 검찰은 지난 3일 지난 6월 박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7월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박 회장 자택 등을 연달아 압수 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