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부터 유별난 태풍 '카눈'…한반도 통째 삼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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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거쳐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의 기세와 경로가 예년과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 여름 태풍이 한반도 동쪽을 빠른 속도로 지나면서 위력이 줄었던 것에 비해 이번 태풍은 느린 속도로 전국 곳곳을 누비면서 광범위한 피해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이번 태풍은 이동속도 자체가 빠르지 않아 동쪽 서쪽 구분 없이 한반도 전역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이동속도가 느려진 것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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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거쳐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의 기세와 경로가 예년과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 여름 태풍이 한반도 동쪽을 빠른 속도로 지나면서 위력이 줄었던 것에 비해 이번 태풍은 느린 속도로 전국 곳곳을 누비면서 광범위한 피해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이 한반도 동-서 지역 모두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태풍이 북상할 경우 태풍 반경의 오른쪽 동쪽이 더 피해가 크다. 태풍의 이동 속도와 바람의 세기가 반경의 오른쪽에서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태풍은 이동속도 자체가 빠르지 않아 동쪽 서쪽 구분 없이 한반도 전역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하이선’이 북상할 때는 동해안 쪽으로 치우쳐 올라와 주로 영남 쪽에 영향을 많이 줬다. 2012년 태풍 ‘산바’도 남해안에 상륙했지만, 이후 강원도 쪽으로 이동하는 편향 경로를 보였다. 하지만 카눈은 과거와 달리 서쪽으로 밀려서 가는 경향이 강해 내륙 쪽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목할 점은 태풍의 속도가 시속 15㎞ 내외로, 사람이 가볍게 뛰는 정도로 느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카눈이 한반도에 근접할 때 쯤 속도가 더 빨라지지만, 예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
태풍의 이동속도가 느려진 것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크다. 고위도 지역 평균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고위도와 열대지역 온도 차가 작아지자 중위도지역의 바람 세기가 약해졌다. 그 결과 태풍을 끌어주고 밀어주는 힘도 약해져 북대서양 허리케인과 남태평양 사이클론, 서태평양 태풍의 이동속도가 각각 6%, 15%, 20% 줄었다.
하지만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태풍의 세기는 더 세졌다. 올해 들어 서태평양에 발생한 태풍 6개의 절반 가량의 중심기압이 930헥토파스칼 이하로 강력했다. 지난해 이처럼 강력한 태풍은 전체 25개 중 2개에 불과했다. 카눈의 중심기압은 현재 970헥토파스칼 정도인데, 남해안에 접근할 때도 960~970헥토파스칼 정도의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눈이 한반도 전역을 천천히 관통하면서 강한 세기로 광범위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변화된 기후 양상이 계속면서 태풍 지속 기간도 훨씬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51년 이후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1800여 개의 태풍 중 14일 이상 생존한 태풍은 0.6%에 불과하다. 반면, 올해 발생한 태풍 6개의 평균 수명은 지난해 태풍의 평균 수명인 3.7일보다 배 이상 긴 8일이다. 카눈의 수명은 14일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카눈이 진로를 바꿔 한반도에 미칠 영향이 없거나 미미할 확률은 30% 정도다.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할 확률이 70%라는 의미다. 기상청 측은 태풍의 진로가 아직 불분명해 서해안으로 갈지 동해안으로 확신할 수 없지만, 남해안에 근접할 때까지 현 강도를 유지하거나 그 보다 더 약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태풍 동안 반경 오른 편에 위치한 동해안과 경남에 극한 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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