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노총 "내년 생활임금, 시급 1만3000원 돼야"

"지난해 인상률 1.7%…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못미쳐"
생활임금 17.4% 인상, 적용대상 확대 등 요구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9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 적용 부산시 생활임금 민주노총 부산본부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2023.8.9/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시 2024년 적용 생활임금 인상률 결정을 앞두고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생활임금 요구안을 발표했다.

생활임금은 각 지역의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저소득 노동자들이 최저임금만으로는 누리기 어려운 실정을 고려해 보다 여유로운 생계유지를 위해 보완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로 부산에는 2018년 처음 시작됐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9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 부산시 생활임금 인상과 생활임금위원회 운영제도 개선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2024년 적용 부산시 생활임금 시급 1만3000원(전년 대비 17.4% 인상) △적용대상 확대 △의견수렴 기간 보장 등 회의운영 구조 개선 △생활임금위원회 생활임금 적용 사업장 조합원 참여 보장을 포함한 7가지 요구안를 제시했다.

부산시의 올해 생활임금은 시간당 1만1074원으로 최저임금보다 1400원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전국 17개 지자체 중 10번째 수준이며, 올해 적용된 생활임금 인상률은 1.9%였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시대에 생활임금제도 취지에 맞는 적정금액이 보장돼야 한다"며 "노동자 생계비 반영, 실질임금 저하에 따른 생활안정, 2023년 적용 생활임금의 저조한 인상률 보전을 위해 전년 대비 17.4% 인상한 시급 1만3000원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생활임금위원회 구조와 기능 개선도 요구했다.

노조는 생활임금위원회가 상시적 연구 기능을 갖춰 생활임금의 산입범위와 적용대상에 대한 조사를 통해 부산 시민이 실질적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생활임금 기준과 민간 부분으로 확산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원철 부산지하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생활임금위원회는 위원 10명 중 단 2명만이 노동계 인사이며, 지난해에는 단 1차례 회의로 생활임금을 결정했다"며 "생활임금위원회에 생활임금 지급을 받는 당사자인 노동자가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생활임금 적용 대상 확대와 산입 범위 조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행 생활임금제도 적용 대상은 부산시 소속 무기계약직, 기간제 노동자 등이다.

천연옥 부산일반노조 위원장은 "최저임금제도가 있음에도 생활임금 제도가 만들어진 이유는 최저임금만으로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이라며 "공공부문이 모범 사용자로 솔선수범해 민간 영역인 위탁 사무 수행 노동자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통상임금에서 기본급으로 산입 범위를 조정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총 부산도시철도 운영서비스지부는 오는 10일부터 생활임금이 결정되는 9월 말까지 부산시청에서 '생활임금 인상' 출근선전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 생활임금위원회는 오는 9월 2024년 적용 생활임금의 상승폭과 적용 대상의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