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여성·교육업’ 우울·불안증, 극단적 선택 가능성 높아
올 1월부터 7월까지 140,652건의 데이터 수집·분석
‘서이초 사건’나 ‘분당 칼부림’ 사건 방지 위해 적극적인 검사와 예방 필요
‘묻지마 칼부림’, ‘서이초 교사’ 등 최근 심적으로 힘든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국민 대부분의 마음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응 스트레스’, ‘불안증’, 우울증’, ‘극단적 선택 가능성’ 등 하위 지표에서 ‘여성·2030·교육업·운수업’ 종사자들의 마음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한 상태로 드러났다.
디지털치료제 전문 개발사 하이는 전 국민의 마음건강 상태를 분석한 ‘2023년 상반기 마음건강 트렌드 보고서’를 공개했다.
하이는 지난해부터 건강검진자를 대상으로 정신건강 서비스 ‘마음검진’을 제공 중이다. 스마트폰 앱을 통한 설문을 통해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보조수단으로 심박변이도(HRV)를 측정해 비교·분석하고 있다. 수집된 ‘마음검진’ 데이터를 하이와 연세대학교 HCI lab이 함께 분석해 매 반기별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건강검진자 대상으로 2023년 1월부터 7월까지 수집된 총 140,652건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남성은 80,921명, 여성은 59,731명이었다. 이 중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대상자는 122,571명이었다.
남녀 성별과 연령에 따른 ‘마음지표’를 확인해본 결과, ‘적응 스트레스’, ‘불안증’, 우울증’, ‘극단적 선택 가능성’ 등 하위 지표에서 2030 여성의 마음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다.
적응 스트레스의 경우 남녀 모든 연령대에서 20대 여성이 가장 높았고, 30대 여성, 40대 여성이 뒤를 이었다. 위험 수준에 따라 분류해본 결과 20대 여성 62%, 30대 여성 60.07%가 적응 스트레스 위험군이었으며, 남성 중에서는 40대 남성이 42.89%가 가장 높았다.
불안증 역시 여성 20대, 30대, 40대의 점수가 높았다. 남성의 경우 40대가 가장 높았으나 2040 여성 보다는 낮은 수치였다. 20대 여성의 31.98%, 30대 여성의 33.26%가 불안증 위험군이었고, 40대 남성은 23.15%였다.
우울증에서도 적응 스트레스 및 불안증과 같은 패턴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에서 20대 여성 우울증 점수가 가장 높았다. 보고서에서는 20대 여성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030 남녀 모두 높은 비율로 중간수준 이상의 우울증 위험으로 분류되었고, 2030 여성의 경우 경미한 수준 이상의 우울증 위험도를 보인 비율이 40%가 넘었다.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성별 및 연령대와 관계없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극단적 선택 고위험군이 가장 많은 집단은 2030 여성이었다. 또한 중장년층과 노년층 역시 고위험군 비율이 20% 이상으로 관찰됐다.
마음검진은 설문조사 결과의 보조수단으로 심박변이도(HRV)를 측정해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살펴 마음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심박변이도를 통해 직무별 스트레스를 분석해본 결과 ‘사업관리’, ‘교육’, ‘사회복지’, ‘운전/운송’ 관련 종사자들의 스트레스 저항성이 낮게 나타났다.
김진우 하이 대표는 “작년부터 전 국민의 마음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직무별로 구분해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한 곳은 없는지 파악해보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최근 벌어진 ‘서이초 사건’이나 ‘분당 칼부림 사건’ 등을 예방할 수 있는 개인적인 노력이나 사회적인 시스템 마련을 위한 초석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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