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은행 가계대출…일반 주담대 증가폭 확대, 신용대 증가전환

7월 은행 가계대출 6조 증가
일반 주담대 6월 3.7조, 7월 3.9조↑
신용대출 20개월 만에 증가전환
당국, 10일 가계부채 긴급 점검회의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원 늘어나면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다소 둔화했으나 정책모기지, 집단대출 등을 제외한 일반 주담대는 증가폭이 확대했다. 감소세를 이어오던 신용대출은 증가 전환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10일 관계기관과 가계부채 관련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7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조원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4개월 연속 증가세로 전월(5조8000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7월 증가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증가)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모두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정책모기지, 집단대출 등을 포함한 전체 주담대는 지난달 6조원 늘어 전월(7조원 증가) 대비 증가폭이 소폭 둔화했다.

그러나 은행이 일반적으로 취급하는 개별 주담대만 놓고 보면 지난달 3조9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월(3조7000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증가액은 2조4000억원으로 전월(2조6000억원) 대비 줄었다. 지난 6월 각각 1000억원, 7000억원 늘었던 전세대출과 집단대출도 7월엔 2000억원, 1000억원 감소했다.

주택거래량 회복으로 주택구입 목적의 주담대가 증가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의 신규 취급액 증가액은 지난 4월 6조7000억원, 5월 7조2000억원, 6월 9조1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주택구입 외 목적의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 5월까진 주택구입 목적보다 컸지만 6월(8조원) 들어 역전됐다.

신용대출은 500억원 늘어나며 2021년 11월(5000억원 증가) 이후 20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지난 20개월 동안엔 신규취급보다 상환 수요가 더 많았으나 지난달 들어선 신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제2금융권도 이러한 양상을 보였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카드대출이 6월엔 2000억원 줄었으나 지난달 6000억원 증가했다. 보험 계약대출도 6월 2000억원, 7월 5000억원 각각 늘어나며 증가폭이 확대했다. 2금융권 전체 신용대출 등의 기타대출은 2000억원 줄었으나 전월(1조7000억원 감소) 대비 감소폭이 축소했다.

전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4000억원 늘어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증가폭도 전월(3조5000억원) 대비 확대했다. 2021년 11월(5조9000억원) 이후 2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 상반기(1~6월) 11조9000억원 감소했으나 증가세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는 오는 10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관련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엔 금감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이 참석한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