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잼버리 대원 학부모 “모르는 한국인들 다가와 사과… 이제 안전”
전북 부안 새만금 야영장에서 가장 먼저 철수 의사를 밝힌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서울 도심 관광 등을 하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특히 한국인들이 베푸는 친절이 해외 대원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는데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잼버리 대회에 15세 딸을 보냈다는 섀넌 스와퍼는 8일(현지 시각) BBC에 “딸이 서울로 이동해 매우 안전하고 규모가 큰 호텔에 머물고 있다”며 안도감을 드러냈다. 스와퍼는 “재앙 뒤에 또 재앙이 닥친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져서 기쁘다”고 했다.
스와퍼에 따르면 약 4500명의 영국 대원들은 서울 곳곳에서 환대를 받고 있다. 스와퍼는 “한국인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친절하다. 모르는 사람들이 다가와서 사과하고, 와줘서 감사하다고 말한다”는 딸의 말을 전했다. 일부 상인은 대원들에게 가격 할인을 해주고, 제과점에서는 케이크를 기부해줬다고 한다.
20세 아들을 한국에 보낸 에이미 홉슨도 마찬가지로 대원들이 서울에 온 뒤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들이 이번 대회에 성인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며 “차질이 있긴 했지만 모든 대원이 긍정적인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게 모두의 목표”라고 했다.
상황은 안정됐지만, 각국 대원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바람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학부모도 있었다. 잼버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18세 딸을 둔 폴 포드는 “딸이 열악한 현장에서 벗어난 것은 기쁘게 생각하지만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기회를 잃은 것에 대해서는 슬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잼버리 책임자들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철저하게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이번 새만금 잼버리 참가를 위해 1인당 약 3500파운드(약 584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서 폭염 및 침수 대비 미비, 화장실 및 샤워실 부실, 그리고 썩은 달걀 등 위생 문제가 잇달아 터지자 대원들의 학부모 사이에서는 불만이 쏟아졌다. 결국 영국 스카우트 최고 책임자 매트 하이드까지 지난 7일 “주최 측에 실망했다”며 “현장 상황에 대한 반복적인 우려가 제기된 후 몇 가지 개선 사항이 있었지만 너무 늦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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