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고에도 가계대출 5.4조 늘어…4개월째 증가세

이효정 2023. 8. 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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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경고에도 지난달 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12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과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7월 중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 4천억원 늘어 6월(3조5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더 확대됐다.

은행권의 가계대출만 떼어 보면 6조원 증가해 역시 4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3.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이 증가하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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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5.6조원 증가…기타 대출 2천억원 감소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한국은행의 경고에도 지난달 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세는 더 세졌다.

최근 아파트 매매가 늘어나고 있어 대출 규모가 늘어날 여지가 크고,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경쟁도 심화하는 모양새라 당분간 대출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 현황 [사진=한국은행 ]

◆가계대출 증가 폭 확대

12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과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7월 중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 4천억원 늘어 6월(3조5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더 확대됐다. 4개월 연속 증가다.

은행권의 가계대출만 떼어 보면 6조원 증가해 역시 4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천68조1천원이었으며, 이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포함)은 820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은 전세대출이 2천억원 감소하고, 집단 대출이 1천억원 줄어든 데 비해 일반 개별 주택담보대출이 3조9천억원, 정책 모기지대출이 2조4천억원 늘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 거래 상황을 보면 6월까지도 아파트 매매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고 통상 시차를 두고 대출이 이뤄져 대출 증가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권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 [사진=금융위원회]

7월 중 은행의 기타 대출은 10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월에는 1조2천억원 감소했다. 6월 결산 시 상각에 따른 기저 효과와 함께 감소세였던 신용 대출이 500억원 늘어나면서 증가로 전환한 영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그동안 고금리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압력 등으로 상환 압력이 높아서 올해 1분기까지 큰 폭의 감소세가 있었다"며 "지금은 그러한 현상이 보합을 나타내고 증가에 가까운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신용대출은 8월에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올해도 같은 양상일지 지켜봐야 한다"며 "8월에는 휴가철 가계가 여행 수요 등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쓰기도 해서 신용대출 증가 압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제2금융권은 지난달 중 가계대출이 6천억원 감소하며 전월(2조2천억원)보다 감소 폭이 많이 줄었다. 상호금융이 1조6천억원 감소했으나 보험 5천억원, 저축은행 1천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 5천억원 늘어 전체적으로 전월 감소 폭 2조2천억원보다 줄었다.

금융위는 "6월 상각 효과와 공모주 청약 등 일시적인 자금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보험계약대출, 여전사 카드 대출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은 경고에도 은행 주담대 경쟁 심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3.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이 증가하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한 금통위원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기 의사록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과거보다 타이트하게 운영하지 않는다면 가계부채 비율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 취급 경쟁이 한창이다. 앞서 수협·하나·국민·신한은행에 이어 지난달 농협은행, 이달 기업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선보였다. 만기가 늘어나면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지만, 대출자로선 당장 매달 갚아야 하는 대출 원금 부담이 줄어든다.

또 농협은행은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케이뱅크도 지난달 25일 대환대출 목적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38%p 내렸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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