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 쓰면 안 돼"

"해당 표현에 선입견·편견 담겼다"
인권위, 인권침해는 아니라고 판단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월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04.2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9일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이 장애인에 관한 부정적인 편견을 형성한다며 보건복지부 장관과 A광역시장에게 조례 개정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B씨는 A광역시가 올린 '제9회 A광역시 장애인 대상' 수상 후보자 모집 공고문에서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을 발견했다. B씨는 장애인에 관한 선입견과 편견이 담긴 표현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A광역시장은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이 장애의 어려움을 이겨내 타인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통용돼 온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그 근거로 '제43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로 인한 역경을 극복하거나 장애인 복지 증진에 이바지한 유공자 발굴·추천을 요청한 보건복지부 공문에도 해당 표현이 사용됐다는 점을 제시했다.

단 B씨와 같이 장애를 극복 대상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장애인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관해 인권위는 차별적 의도를 바탕으로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고, 행정기관과 법령 등에서 해당 표현을 사용해 온 것도 사실이기에 장애인 인권침해는 아니라고 판단해 이 진정을 기각했다.

하지만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이 장애인에 관한 부정적 인식을 조성할 수 있다고 봤다.

인권위는 지방자치단체 공고는 행정기관의 정책을 전달하고 홍보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에 차별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또 장애인복지법과 A광역시 각종 포상운영 조례에 명시적으로 사용된 장애 극복이라는 표현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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