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남해안 '카눈' 영향권에…수도권까지 '기차 탈선' 강도 유지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2023. 8. 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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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시 시속 126㎞ 강풍…서울 접근 때도 시속 86.4㎞ 유지
시간당 100㎜ 극한호우에 600㎜ 물폭탄…10일 밤까지 위험
9일 오전 10시 기준 한반도 인근에서 천리안위성 2A호에서 확인된 태풍 카눈 모습(기상청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 쪽으로 다가오면서 영향이 남해안과 제주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오전에만 30㎜ 안팎의 비가 내렸고, 초속 20m(시속 72㎞)의 바람이 불었다. 제주·남해 먼바다에 발령 중인 태풍 특보는 조만간 내륙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카눈은 목요일인 10일 오전 경남 남해안을 통해 상륙한 뒤 수도권에 딱 붙어서 금요일인 11일 새벽까지 직진할 전망이다. 강도 '강'을 유지한 채 관통할 전망이라 위험반원(태풍 오른쪽 반원)과 반대편 안전반원(태풍 왼쪽 반원) 모두 강한 비·바람을 직면하겠다. 카눈 북상에 따라 11일까지 사흘간 최대 600㎜ 이상의 비와 초속 40m(시속 144㎞)의 강한 바람이 예고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태풍 카눈은 제주도 서귀포 남동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로 북서진 중이다.

카눈의 중심 기압은 970h㎩, 최대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로 강도는 '강', 강풍 반경은 350㎞다. 강도 분류상 강(최대풍속 초속 33~44m)은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위력이다.

카눈 영향으로 이날 오전 11시 기준 서귀포에는 벌써 42.5㎜의 비가 내렸다. 남해안에도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거제 32.5㎜, 부산 21.5㎜의 비가 내렸다.

바람도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제주 사제비엔 초속 24m(시속 86㎞) 여수 초속 23.9m(시속 86㎞) 통영 초속 22.3m(시속 80㎞) 등의 강풍이 집계됐다.

9일 오전 10시 기준 태풍 카눈 관련 특보(왼쪽) 및 예비특보 발령 현황(기상청 제공) ⓒ 뉴스1

카눈은 강도 강 위력으로 10일 오전 9시 전후 경남 통영 북서쪽 약 40㎞ 해안을 통해 상륙하겠다.

이후 오전 10시 산청, 오전 11시 거창, 증평 오후 5시 증평, 오후 7시 이천, 오후 9시 남양주를 거친 뒤 금요일인 11일 새벽 포천 인근을 통해 북한으로 넘어가겠다. 서울과 가장 가까운 시간은 10일 오후 9시쯤이다.

북한으로 넘어간 뒤에도 강풍 반경이 280㎞(11일 오전 3시 기준)에 달해 중부지방이 계속 영향을 받겠다.

카눈의 상륙시 순간 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다. 카눈은 북상하면서 바람의 세기가 조금씩 약해지겠다. 오후 3시 청주께에는 초속 29m(시속 104.4㎞), 서울과 근접할 오후 9시께엔 초속 24m(시속 86.4㎞)가 예상된다.

기상청의 태풍 진로는 전날과 달라진 게 없다. 다만 인천 등 경기 서해안을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측한 중국(CMA)과 일본(JMA) 기상 당국 예측과는 차이가 있다.

기상청과 중국, 일본의 예측 진로는 약 100㎞ 차이다. 이 정도는 변동성 범위 내에 있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다만 서울이 현재 예측대로 비교적 피해가 적은 안전반원(태풍 왼쪽)에 속하느냐 혹은 위험반원(태풍 오른쪽)으로 옮겨가느냐가 갈릴 수 있다.

다만 기상청은 서울의 태풍 왼쪽·오른쪽 위치와 별개로 안전반원에도 중국 쪽에서 유입되는 건조한 공기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 수 있다며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70년 동안 유일하게 한반도 관통하는 태풍

이번 태풍과 같이 한반도 중앙을 관통하는 태풍은 최근 70년 사이엔 없었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국제 태풍기구를 통해 확인한 한반도 내 태풍의 상세 관측 자료에 따르면 1951년 이후 태풍 경로상 지리산과 덕유산, 소백산맥을 넘은 태풍은 없었다. 산악 지형을 넘으면서 태풍의 중심이나 세력이 왔다갔다 하면서 많은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에 80~120㎜(많은 곳 150㎜ 이상) 강원 영동 200~400㎜(많은 곳 600㎜ 이상) 강원 영서 80~120㎜(많은 곳 150㎜ 이상) 충남 서해안과 대전·충청 남부 내륙에 100~200㎜, 세종과 충청 북부 내륙에 80~120㎜(많은 곳 150㎜ 이상)다.

전라권에는 100~200㎜(많은 곳 전남 남해안, 전라 동부 내륙 300㎜ 이상)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 경남에 100~200㎜(많은 곳 지리산 부근 400㎜ 이상, 경상 서부 내륙과 부산, 울산, 경상권 해안, 경북 북동 산지에 300㎜ 이상) 울릉도·독도에 80~120㎜, 제주에 100~200㎜(많은 곳 중산간 300㎜ 이상, 산지 4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다.

장마철 '극한호우' 수준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많겠다. 강원 영동과 경상권 해안, 경상 서부 내륙, 전라 동부, 제주에는 시간당 40~60㎜(많은 곳 강원 영동 60~100㎜ 이상)가 한꺼번에 퍼부을 수 있다.

지역별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강원 영동에 9일 오후~10일 밤, 제주에 9일 오후~10일 새벽, 전남권에 9일 밤~10일 오전, 경남권·경북권 남부에 9일 오후~10일 오전, 충청권 남부와 전북, 경북 북부에 10일 새벽~10일 오후 강원 영서와 충청 북부에 10일 아침~10일 밤, 수도권에 10일 오전~10일 저녁, 11일 새벽이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느린 속도로 북상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 규슈 남쪽과 가까워진 카눈은 조만간 제주를 직접 영향권에 담는다. 수요일인 9일 오전부터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태풍 영향으로 전라 남해안과 경상해안에는 초속 40m(시속 144㎞) 내외의 강한 바람이 불겠고, 그밖의 전라권과 경상 내륙, 강원 영동에는 초속 25~35m, 충청 내륙과 강원 영서, 경기 남부에는 초속 20~30m, 서울과 경기 북부 등에는 초속 15~25m의 바람이 불겠다.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해안에는 높은 파도가 치는 곳이 있겠다. 제주와 남해안에는 최고 8m 이상, 동해안과 서해 먼바다에는 6~8m, 서해 앞바다에는 4~6m의 높은 물결이 일겠다. 저지대 침수와 방파제를 넘는 파도에 유의해야 한다.

카눈 북상에 따라 바다에는 벌써 태풍 특보가 발령 중이다. 9일 오전 11시 기준 남해 동부 안쪽·바깥 먼바다와 제주 남쪽·남동쪽 안쪽 먼바다에는 태풍 경보가 발령 중이다. 동해 남부 남쪽 안쪽 먼바다와 동해 남부 남쪽 바깥 먼바다에는 태풍 주의보가 발령됐다.

그밖의 바다와 내륙 전역에는 태풍 예비특보가 발령 중이다. 태풍 예비특보 지역은 이날 낮 12시 전후부터 태풍 특보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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