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화영 재판 파행’ 저격… “마피아 영화같은 사법방해”

“보스에게 불리한 진술 저지”
‘보스 = 이재명’ 지칭하는 듯

한동훈(사진) 법무부 장관은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혐의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이 파행을 거듭하는 데 대해 “보스에게 불리한 법정 진술을 입 막으려는 것은 마피아 영화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증거 인멸 시도이고 사법 방해”라고 9일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참석 전 기자들을 만나 “국민들이 다 보는 백주 대낮에 공개 법정에서 이런 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이 말한 ‘보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 전 부지사 재판은 법무법인 덕수 김형태 변호사가 피고인 의사와 무관한 증거의견서 및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냈다 사임하면서 파행됐다. 지난달 25일에도 이 전 부지사와 부인이 변호인 해임 문제를 두고 공개 설전을 벌여 재판이 연기된 바 있다. 검찰은 한 달째 재판이 진행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피고인 측의) 재판 지연 의도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재판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김 변호사에 대해 징계 개시 신청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북한에 돈을 썼는데, 우리도 (도지사 방북) 신경 써줬을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진술하며 기존의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공판에서 관련 발언은 하지 않았다.

한편 한 장관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혐의로 구속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돈봉투를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의원들이 명단 유출 혐의로 검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에 고발한 데 대해선 “돈봉투를 돌린 분이 구속됐죠?”라며 “검찰이 절차에 따라서 (수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