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이 거부해 사임한 변호사는 누구…이재명 상고심 맡고 경기도 돈 받아

노자운 기자 2023. 8. 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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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 강제 입원시킨 적 없다” 이재명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서 무죄 이끌어
듀스 김성재 의문사, 치과의사 모녀 살인 사건서 피고인 대리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8.9/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관련 재판이 또 다시 파행을 빚은 가운데, 이 전 부지사의 거부로 재판 도중 법정을 떠나 사임한 변호인의 과거 이력이 주목 받고 있다. 이 변호인은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이 대표를 대리해 승소한 인물이다.

◇이화영이 거부한 변호인…검사에 “당신이 변호사야?” 퇴정 후 사임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는 지난 1년 간 자신의 재판을 맡아 법정에 출석해온 법무법인 해광 서민석 변호사를 계속 선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 전 부지사 아내 백모씨는 남편의 검찰 조사 태도가 바뀌자 해광을 믿을 수 없다며 지난달 24일 일방적으로 재판부에 해임신고서를 냈지만, 이 전 부지사는 해광에 계속 변호를 맡기겠다고 고집하며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부부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자 서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 불출석했으며, 그 대신 법무법인 덕수 소속 김형태 변호사가 나와 앉아있었다.

이 전 부지사가 이날 다시 한 번 재판부에 “해광의 도움을 받아 다음 기일에 재판을 진행하고 싶다”며 덕수가 아닌 해광과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김형태 변호사와 검찰의 날선 신경전이 시작됐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뜻을 받아들여 “피고인이 국선 변호인을 통해서라도 다음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멀쩡하게 나온 변호사를 두고 국선 변호인을 운운하는 것은 변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 덕수를 유령 취급하는 것이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김 변호사와 검찰의 날선 공방은 점점 격화됐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 관련 내용을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조서를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는데, 이를 두고 김 변호사가 “피고인으로부터 검찰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는 진술을 받았고, 해광 측도 증거에 대한 내용을 부인하겠다고 해서 증거 관련 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이 “피고인의 입장인지 확인해달라”고 요구하자 김 변호사는 “당신이 변호사입니까?”라고 소리쳤고, 검사가 “(덕수 측이) 진술 조서를 오로지 부인하는 ‘미션’을 받고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자 김 변호사는 10여분 만에 퇴정하고는 사임해버렸다.

◇이재명 ‘친형 강제 입원’ 관련 공선법 위반 사건 맡아 대법원서 역전승

법조계에서는 이날 이 전 부지사로부터 거부 당하고 돌연 법정을 떠난 김 변호사의 과거 이력에 주목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변 창립 멤버다. 지난 2020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받던 이재명 대표를 대리해 승소하고 그의 당선무효형을 막아낸 인물이다.

이 대표는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로 입원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해 기소됐다. 2019년 2심에서 벌금 300만원형을 선고 받았던 이 대표는 상고심에서 김 변호사를 선임했고, 결국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공직선거법 제264조에 따라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 받은 당선인은 당선이 무효화된다.

김 변호사가 이끄는 법무법인 덕수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을 시절 경기도 산하 경기주택도시공사에서 3010만원의 고문료와 소송 비용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도 김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광우병 사건의 소송을 대리하고 이른바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특별검사 후보로 선정된 이력이 있다. 정치적 사건 외에도 ‘듀스’ 멤버였던 고(故) 김성재씨의 의문사 사건에서 피고인 변론을 맡아 무죄를 이끌고, 이른바 ‘치과의사 모녀살인’ 사건에서 사형이 선고된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이끌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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