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딸 죽게 한 친모 동거녀...검찰 “미라처럼 말라가는 동안 방임”

아동학대살해 혐의...검, 징역 30년 구형
친모에게 성매매 강요, 1억 넘게 가로채
변호인 “보호자성 인정 안돼” 무죄 주장

배고프다며 밥을 달라는 4세 딸에게 6개월간 분유만 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의 동거녀에게 검찰이 징역 30년형을 구형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아동학대살해, 상습아동학대, 상습아동유기방임, 성매매강요 혐의를 받는 동거녀 A씨에게 징역 30년과 추징금 1억2450만5000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 취업제한 10년을 구형했다.

피해 아동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사망 당시 미라와 같은 모습.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검찰은 “A씨는 친모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성매매 대금을 전부 취득하면서도 피해 아동이 미라처럼 말라가는 동안 장기간 방임했다”며 “사망 당일 피해 아동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을 보고도 방치하는 등 피해 아동의 사망에 크게 기여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A씨 부부의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아동학대 관련 혐의의 전제인 ‘보호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피해 아동이 사망할 당시에는 친모의 폭행 사실을 몰랐고, 발작 등 증상에 따라 구호 조치나 응급처치했다고 강조했다.

부산지검 [연합뉴스]

문제의 친모는 2020년 8월 남편의 가정폭력 등으로 인해 가출한 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난 A씨 부부와 동거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6시께 A씨 부부 집에서 친딸의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6월 징역 35년 등을 선고받았다.

피해 아동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사망 당시 미라와 같은 모습이었다. 근육은 찾아볼 수 없고, 뼈와 살가죽만 남은 상태였다. 4세 5개월의 나이에 키는 87cm, 몸무게는 7㎏에 불과했다. 몸무게의 경우 4개월에서 7개월 사이 여아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