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바닷길 끊기고 산지·해안 전면통제…태풍 '카눈' 초비상(종합)

오미란 기자 강승남 기자 고동명 기자 박찬수 기자 서순규 기자 정진욱 기자 2023. 8. 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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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제주공항서 144편 결항…오후 더 늘어날 듯
10일 새벽 제주 최근접 후 한반도 관통…"대비 철저히"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전 제주시 아라동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태풍 카눈은 10일 오전 2시쯤 서귀포 동쪽 약 170㎞ 부근 해상을 지나면서 제주도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3.8.9/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강승남 고동명 박찬수 서순규 정진욱 기자 = 제주를 비롯한 전국 곳곳이 제6호 태풍 '카눈(KHANUN)' 대응에 초비상 태세다.

우선 태풍의 길목에 선 제주특별자치도는 9일 오전 9시를 기해 비상 최고단계인 '비상 3단계'를 발령하고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이는 이번 태풍 카눈으로 제주 전역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조치다.

도는 같은 시간 도내 모든 해안가에 대피명령도 발령했다. 이에 따라 대피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갯바위와 방파제, 어항시설, 연안 절벽 등에 대한 접근이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최고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라산 입산도 금지된 상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이날 새벽부터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어리목·영실·성판악·관음사·어승생·돈내코·석굴암)를 전면 통제하고 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 결항편 승객들이 대체편을 구하기 위해 항공사 안내 데스크 앞에 길게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사전결항을 포함해 제주공항에서 69편(국내선 도착 31편·출발30편,국제선 도착 4편·출발 4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2023.8.9/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뱃길은 완전히 끊겼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수산관리단이 전날 오후 8시를 기해 도내 모든 항만을 폐쇄하면서 제주와 타 지역을 오갈 예정이었던 모든 여객선들이 일찌감치 결항됐다.

하늘길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현재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국내선 110편(출발 58·도착 73), 국제선 13편(출발 7·도착 6) 등 여객기 총 144편이 결항됐다. 제주가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드는 이날 오후부터는 결항편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사일정도 조정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전날 오후 4시30분까지 집계한 결과를 보면 9일 등교하는 고등학교 4곳의 경우 하교시간을 앞당겼고, 10일 등교하는 고등학교 6곳의 경우 등교시간을 늦췄다. 고등학교 1곳의 경우 당초 10일이었던 개학일도 연기했다. 이 밖에 초등 돌봄교실도 일부 취소되고 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전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 한 아파트 상가 앞에 관계자들이 모래주머니를 쌓아 월파에 대비하고 있다. 2023.8.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이 같은 대비 태세는 제주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국제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의 배수시설과 지하차도 등을 점검·정비하는 동시에 강풍에 대비해 항공기 결박 조치까지 취했다. 공사는 또 결항으로 인해 공항 내 체류객이 발생할 경우 편의시설과 지원물품을 제공해 관련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태풍 카눈이 완전히 소멸할 때까지 지리산 둘레길 등 주요 숲길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전면 통제 기간 산림청은 태풍 위험지역에 위험 표지판과 출입 통제선을 설치하는 동시에 숲길별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해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남도도 해안가 강풍이나 해일·풍랑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7일 어선 대피 및 수산시설 안전관리 지도를 전 시군에 시달해 어선 1만3589척, 낚시어선 1172척 등 총 1만4761척 피항을 완료했다. 경남교육청은 태풍 카눈 대비해 10일 모든 학교의 원격수업을 결정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임시 휴장한다. 재단법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부터 10일 오후 1시까지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휴장시키고, 현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박람회장을 돌며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관계자가 북상하고 있는 태풍 '카눈'의 예상경로를 살펴보고 있다. 2023.8.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이날 오전 9시 기준 태풍 카눈은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5m, 강도 '강'의 상태로 서귀포 남동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로 북서진하고 있다.

태풍 강도 분류상 '강'은 최대풍속 초속 33~44m 미만으로, 달리는 열차가 탈선할 수 있는 정도의 세기다.

태풍 카눈은 이 세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10일 오전 3시쯤 서귀포 동쪽 약 140㎞ 부근 해상을 지나면서 제주도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제주를 지난 태풍 카눈은 11일 새벽까지 한반도를 통과해 북한으로 북상하면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침수 피해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고, 높은 물결과 너울로 인한 안전사고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항공기와 선박편 운항에도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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