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현수막 난립’ 위헌 심판대 오른다

2023. 8. 9. 11: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당 현수막 난립을 부른 근거 규정이 위헌인지 여부가 헌법재판소에서 가려지게 됐다.

행정안전부가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개정 법 시행 전 3개월 동안 6415건이던 정당 현수막 관련 민원은 개정 법 시행 후 3개월 간 1만4197건으로 늘었다.

백 변호사는 "정당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면서 현수막 난립을 방지할 수 있는 옥외광고물법 재개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정치권에서 결자해지의 자세로 하루빨리 법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변·시민단체, 헌법소원 청구
옥외광고물법 ‘규제 배제’ 조항
“국민의 평등권·환경권 침해돼”
서울 양천구 거리에 걸린 정당 관련 현수막들 [연합]

정당 현수막 난립을 부른 근거 규정이 위헌인지 여부가 헌법재판소에서 가려지게 됐다.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변호사단체와 시민단체는 정치권을 향해서도 다시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새변)과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옥외광고물법 8조 8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관 3인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서 요건을 갖춘 청구인지 먼저 들여다본 후 재판관 9인이 참여하는 전원재판부 심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법은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된 후 30일이 지날 때까지 지정재판부의 각하 결정이 없으면 전원재판부에 회부하는 결정이 있는 것으로 본다.

옥외광고물법 8조는 표시·설치 기간이 30일 이내인 비영리 목적의 광고물 등에 대해 허가·신고 및 금지·제한에 관한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사유를 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8조 8호는 ‘정당이 정당법에 따른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보장되는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해 표시·설치하는 경우’를 허가·신고 및 금지·제한에 관한 조항 적용 배제 사유로 들고 있다. 이 규정은 지난해 법 개정으로 12월 11일부터 시행됐다.

이번 헌법소원 사건을 담당하는 새변 이사장 백대용 변호사는 “작년 12월 법 시행 이후 각 정당과 정치인들은 경쟁적으로 무분별하게 현수막을 걸고 있다”며 “보행자와 차량 통행의 안전 위협, 도시 미관 저해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정당 현수막에 대한 각종 규제를 배제하는 옥외광고물법 8조 8호가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봐 헌법소원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헌법소원심판 청구서에는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헌법상 평등권, 환경권, 행복추구권 등이 침해되고 있다는 주장을 담았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해당 규정이 정당과 일반 시민, 정당 소속 정치인과 무소속 정치인, 정당 내에서도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과 일반 당원을 차별해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사업을 광고하기 위해 현수막을 걸려면 제약이 있지만, 정당 현수막은 아무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당 현수막의 경우 이름을 표시할 수 있는 개인에게 홍보 기회를 무제한으로 부여해 무소속 정치인, 일반 당원을 차별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정당 현수막이 주거지역, 학교 주변 등 평온한 생활환경을 유지할 필요성이 높은 곳에도 아무 규제없이 설치가 가능하고, 폐기할 때 소각·매립할 수밖에 없어 환경오염을 발생시켜 환경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거리 미관을 해쳐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교육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정당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내걸려 보행자와 차량 통행에 지장을 주고 그로 인해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6월 발간한 ‘이슈와 논점 : 정당 현수막 현황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개정 법 시행 이후 정당 현수막 관련 민원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행정안전부가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개정 법 시행 전 3개월 동안 6415건이던 정당 현수막 관련 민원은 개정 법 시행 후 3개월 간 1만4197건으로 늘었다.

개정 법 시행 이후 3개월 간 정당 현수막 관련 안전사고도 8건이 보고됐다. 보고된 사고 사례는 ▷현수막에 걸려 넘어짐 ▷운전자 시야 방해 ▷현수막이 걸린 가로등 전도(顚倒)에 기인한 차량 충돌 등이었다.

백 변호사는 “정당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면서 현수막 난립을 방지할 수 있는 옥외광고물법 재개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정치권에서 결자해지의 자세로 하루빨리 법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안대용·안세연 기자

dand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