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지난해 경제기여액 164조원…삼성전자보다 많아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지난해 합산 국내 경제기여액이 역대 처음으로 160조원을 넘겨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 침체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면서 법인세 등 기여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자동차 경기 호황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창출한 경제적 가치의 총액으로, 협력사·임직원·정부·주주·채권자·사회 등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이 지급한 재료비·임금·세금·배당금·이자 비용 등의 합계로 구해진다.
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 중 경제기여액을 알 수 있는 매출 상위 100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0대 기업의 경제기여액은 1472조7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100대 기업이 협력사를 통해 창출한 경제기여액이 1244조402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직원(172조80억원), 주주(26조266억원), 정부(15조835억원), 채권자(14조870억원), 사회(1조1869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별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148조1090억원으로 국내 기업 중 경제기여액이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차(95조1848억원), 기아(68조8209억원), LG전자(66조8564억원), GS칼텍스(54조2675억원) 순이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의 경제기여액을 합산하면 164조57억원으로 삼성전자보다 15조8967억원 많았다. 2021년 현대차·기아의 경제기여액 합산액이 삼성전자 경제기여액의 89%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다.
이 같은 변동은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화한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법인세 등 정부에 내는 세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다른 부문 경제기여액이 증가했음에도 정부 부문 경제기여액이 2021년 대비 22조6580억원 줄어들면서 전체 경제기여액도 7조1909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100대 기업 중 경제기여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난해 18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기아는 정부 부문 경제기여액이 2021년 대비 1조1700억원 늘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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