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싸놓고 우리더러 치우라네”…‘잼버리 강제 동원령’에 부글부글

 

‘새만금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자들이 태풍 ’카눈’에 대비해 전국 8개 시도로 이동하게 되면서 관련 지원에 동원된 각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남 부안 대회장에서 조기 철수한 8일부터 온라인상에는 잼버리 지원 업무에 사실상 ‘강제로 차출’됐다는 공무원·공공기관 직원들이 “정부가 잘못한 것을 왜 우리가 뒤집어써야 하느냐”고 토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잼버리 차출’ 관련 하소연을 전한 공공기관 직원들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소속이다.

서울시청 소속의 A씨는 “우리는 강제 차출 분위기”라면서 “여행 예약한 것도 위약금 물고, 휴가를 포기하고 전원 동원됐다”고 털어놨다.

A씨는 “행사를 망친 사람 따로, 똥 닦는 사람 따로”라고 꼬집으며 “재난 상황이나 질병 상황(코로나)까지는 참았는데 아무 상관도 없는데 타기관 소관 행사에 놀러 온 친구들을 왜”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소방 소속이라는 B씨도 “여가부에서 싼 잼버리똥 각 공공기관 및 사기업에서 치우는 중”이라며 소방은 전국 단위 동원령 내린다네요. 무슨 재난이 발생한 것도 아닌데 웬 동원령?”이라며 실소를 보였다. 

신용보증기금 소속의 C씨는 “우리 회사 수요 없으면 인원 조정해서 차출한단다”면서 “왜 우리가 가야 하느냐”고 적었다. 그러면서 “(관련) 메일을 보니 인력 인솔 및 케이팝 공연을 시킨다는데 내가 춤춰야 하는 건가”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 밖에도 “강제 동원하면서 ‘자발적 참여’라고 한다. 니들이 싼 똥을 왜 우리가 치우냐”, “당장 3일 후 저녁에 헤쳐 모여 하라고 강제차출 명령이 내려왔다. 공기업 직원이 5분 대기조인가”, “전시동원령인가” 등의 날 선 반응이 이어졌다.

서울시 등 지자체는 물론이고 경찰과 소방 공무원들도 잼버리 지원 업무에 차출된 상황에 대해 사기업 직장인들도 ‘태풍 대비는 안 하고 잼버리에만 매달리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156개국 스카우트 대원 3만7000여명은 8일 버스 1014대를 이용해 전국 8개 시·도로 이동했다. 대원들은 경기 64곳, 충남 18곳, 서울 17곳, 인천 8곳, 충북 7곳, 대전 6곳, 세종 3곳, 전북 5곳 등 모두 128곳으로 분산 배치됐다. 숙소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등이 확보한 대학 기숙사와 공무원·공공기관·기업 연수원, 교육시설 등이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