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 납치미수 40대…"사망한 공범 혼자 범행" 혐의 부인

일타 강사 납치 시도…남편 제지에 미수
공범은 범행 직후 사망…혐의 전부 부인
"운전 도와주는 정도로만 같이 다녔을 뿐"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중앙지법. 2021.07.2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일타 강사'로 알려진 유명 학원강사를 납치해 돈을 뺏으려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강두례)는 특수강도미수, 강도예비,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40)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박씨 측은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이미 사망한 공범 김모(41·사망)씨가 범행을 주도했고, 자신은 일부 방조만 하거나 아예 가담한 적이 없다는 취지다.

박씨 측 변호인은 "강도예비 혐의는 방조만 한 것이고, 특수강도미수 혐의의 경우 박씨가 범행에서 이탈한 후 김씨가 단독으로 실행에 착수했다"며 "범행에 전혀 기여한 바가 없으므로 박씨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씨 측은 이날 공판에 앞서 '건강상 문제로 범행에 가담할 신체적 능력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은 이와 관련해 "김씨도 박씨의 건강 문제를 충분히 알고 있었고, 이에 운전을 도와주는 정도로 같이 다닌 것일 뿐"이라고 했다.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도 "음란물 동영상을 시청하던 중 화면을 캡처했을 뿐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재판부는 박씨 측의 구체적인 입장 청취와 추가 증거제출을 위해 오는 23일 다음 공판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박씨는 김씨와 공모해 여성 학원강사를 납치해 돈을 빼앗을 계획을 세우고 일부 범행을 실행하려고 했으니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은 지난 5월7일부터 열흘간 유명 학원 강사로 알려진 피해자 A씨의 사무실 위치, 출강 학원 등을 파악하고, A씨를 제압할 케이블 타이와 청테이프, 흉기 등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5월19일 A씨가 출강하는 학원 주차장에서 대기하던 중 A씨를 따라 차량 뒷좌석으로 탑승해 흉기로 A씨를 협박했지만, 운전하기 위해 차에 탑승해 있던 A씨 남편의 제압으로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김씨를 태워 도주하기 위해 인근 주차장에서 차량을 준비하는 등 전체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강도 범행이 실패하자 도주했고 6시간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박씨는 김씨가 숨지자 범행 책임을 김씨에게 돌리려고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범행 배경에 유흥비 목적이 있었다고 조사했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동남아 유흥 과정에서 알게 됐고, 모두 거액의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이 외에도 지난 2월 3회에 걸쳐 동남아에서 만난 성관계 상대 여성의 나체를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박씨 등이 5월2일부터 나흘간 A씨 외에도 다른 유명 강사 B씨를 미행하며 강도 기회를 엿본 것으로 파악해 강도예비 혐의도 적용했다. 이들은 학원과 주거지를 사전 답사하고, B씨 주거지 인근에서 잠복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여성 강사의 수입, 나이, 결혼 등 프로필을 검색해 제압이 쉬운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명 학원 강사들은 강의 일정이 공개되고, 미디어에 주거지가 공개된 것을 악용한 것이다. A·B씨가 출연한 TV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학원 강사들의 순위나 연봉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여성 강사들이 이미지 악화를 걱정해 수사기관에 쉽게 신고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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